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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만든 ‘아름다운 재단’에서는 매년 ‘아름다운 사람들 공익시상’이라는 상을 준다. 그런데 ‘아름다운 재단’이 보는 ‘美의 기준’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사람과는 크게 다른 듯 하다. 불법시위를 이끈 사람 중 한 명에게 시상과 함께 상금 300만 원을 줬다.
8년째 맞은 ‘아름다운 사람들 공익시상’
지난 12월 2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4층 아름다운 재단 사무실에서는 ‘2011 아름다운 사람들 공익상’ 시상식이 있었다.
아름다운 재단 측은 활동가 부문에 장이정수 초록상상 사무국장을, 공익제보자 부문에는 신춘수 철도노조 고양시 지부장을, 일반인 부문에 강동균 서귀포시 강정마을 회장을 선정, 시상식을 가졌다. 선정된 이들은 상패와 함께 상금 300만 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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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23일 법원에서 나오는 강동균 회장.[사진출처: 연합뉴스]
아름다운 재단 측은 "강동균 회장은 제주해군기지 후보지인 강정마을 회장으로 5년째 해군기지 반대 투쟁에 앞장서오며 단식․연행․투옥 등의 경험에도 마을과 제주 평화를 지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임했다. 비폭력․평화적 저항으로 주민운동을 이끌고 대외적으로 시민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아름다운 재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12 변화의 시나리오-인큐베이팅 분야'에 강정마을회를 최종 후보자로 선정, 지원하려 했지만 지난 12월 9일 최종 선정에서 탈락시켰다. 만약 선정되었다면 향후 3년 동안 최대 2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될 터였다. 그 ‘사업비’가 어디에 쓰일 지는 뻔했다.
국가안보를 위한 일을 불법으로 가로막는 게 아름답다?
지난 8월 이후 몇 차례 제주도를 찾아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기지사업단으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다.
제주해군기지 부지로 사용될 ‘땅값’과 관련된 이야기, 강정마을의 바로 이웃마을 사람들 이야기, 제주해군기지 부지 바로 옆 F리조트가 들어설 때 강정 마을 사람들 반응 등을 듣고, 해군기지 부지를 준비하면서 기지 사업단 사람들이 겪은 이야기도 들었다.
기자 신분을 밝히고 구럼비 해안 입구까지 가서 쇠사슬로 몸을 묶은 채 버티는 사람, 천막 안과 그 주변도 살펴봤다. 1km 넘는 도로변에 전국 각지의 좌파 단체들이 보낸 플래카드가 불법으로 부착돼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파괴하고 어지럽힌 것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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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해군기지 부지 정리 중 반대 주민과 '자칭 활동가'들이 해군 장병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
‘자칭 활동가’라는 사람들이 몰려간 2011년 초반부터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이상한 플래카드 값, 텐트 보내기 모금, 물품 보내기 등에도 의문이 생겼다. 강정마을 인근에서는 어떤 말이 도는 지도 들었다.
제주 강정마을에서 본 ‘자칭 활동가’들과 ‘반대 마을 주민’들의 행동은 자신의 의사표명이 아니라 ‘불법 시위’였다. 해군을 두드려 패기도 했고, 작업 중인 배를 점거하고 술을 먹기도 했다. 경찰의 합법적인 행동을 방해했다. 해군기지에 찬성하는 사람이 운영하는 슈퍼를 놓고 ‘저 집에서는 물건을 사지 말라’고 선동해 그 슈퍼를 어려움에 빠뜨리기도 했다.
강 회장은 본인이 부정하든 아니든 그런 ‘추한’ 행동의 중심에 있었다. 때문에 수 차례 경찰에 연행돼 제주교도소에 3개월 가량 수감되기도 했다. ‘아름다운 재단’은 이를 “마을과 제주 평화를 지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임했다. 비폭력․평화적 저항으로 주민운동을 이끌었다”며 상을 줬다.
제주해군기지 백지화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참여연대 또한 시상식 전 참여연대에 들린 강동균 회장을 보고 “91일의 제주교도소 수감생활을 마치신 회장님은 해군기지는 제주도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없다, 희망을 잃지 않고 해군기지 반대 싸움을 계속하시겠다고 하셨다”며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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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재단'과 참여연대 등이 극찬한 반대 주민과 활동가들의 시위 장면. '참~ 아름답다.'
아름다운 재단과 참여연대, 강동균 회장과 반대 주민들, ‘자칭 활동가’들의 눈에는 이어도를 노리는 중국의 야심, 위태로운 우리 안보 따위는 ‘개나 줘 버릴 것’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아름다운 재단’ 범법자 상 주려 대기업 ‘기부’ 받나
강동균 회장 등에 대한 시상식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4층 아름다운재단 사무실에서 예년에 비해 소박하게 치러졌다고 한다. 보도자료 배포도 하지 않았다. 뭐가 무서워 그렇게 쉬쉬하며 ‘아름다운 공익시상’을 숨겼을까.
1999년 ‘국내 최초의 시민공익재단’이란 이름을 내걸고 출범한 ‘아름다운 재단’은 10.26 서울시장 재보선 과정에서 알려진 대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928억300만 원을 모집해 ‘좋은 일’에 써 왔다고 말해왔다.
이 같은 ‘공감가는 명분’을 내걸어 현대, 삼성, SK 등 대기업과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등 대형금융기관, 아우디, 토요타 등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엄청난 기부와 협찬을 받았다. 그런데 이들로부터 받은 돈 중 일부를 이런 식으로 범법자에게 주는 게 말이 되나.
이게 ‘아름다운 재단’을 만든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그 주변인들이 말하는 ‘상식’이요 ‘아름다운 변화’인지 묻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