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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反통일세력이다!
反통일세력은 ‘조문’이 어쩌고 ‘평화’가 저쩌고 하면서 남북한 분단이 깨질까 봐 안달복달한다.
평화통일·민주통일·선진통일 운운해 온 이들이 말하듯 김정은 정권과 협상해 연방제 통일을 했다 치자. 북한의 자유화·민주화는 惡夢(악몽)이 된다. 주민들이 깨어나는 순간 연방제 통일의 신기루는 바벨탑처럼 무너져 내릴 것이다.
金成昱
김정일 조문 파동이 확인해 준 한 가지는 한국의 통일세력과 反(반)통일세력의 구분이다. 김정일 죽음은 대한민국 헌법이 말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의한 평화통일(자유통일)’의 절호의 찬스를 뜻한다. 통일세력은 이 千載一遇(천재일우)의 기회 앞에 뜨겁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反통일세력은 ‘조문’이 어쩌고 ‘평화’가 저쩌고 하면서 남북한 분단이 깨질까 봐 안달복달한다.
북한은 정권(regime)이 있고 주민(resident)이 있다. 북한정권은 북한주민이 민주적 선거로 선출한 ‘대의기관’이 아니라 ‘폭압기관’일 뿐이다. 대한민국 헌법 상 반국가단체·반란단체·반역집단으로서 평화적 해체의 대상이다.
김정일이 죽고 김정은이 獨裁 세습에 나섰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에 반할 뿐 아니라 북한주민 의사에 반한다. 제대로 된 한국의 지도자·지식인이라면 全方位로 和戰兩面戰術(화전양면전술)을 펴야 한다. 경제·군사·적십자 회담 등 기존의 협상을 공세적으로 펼치는 것과 함께 새 정권을 향해 핵무기를 폐기하고, 자유선거를 하고, 정치범수용소를 해체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북한정권이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할 확률은 거의 없다. 따라서 ▲풍선·삐라·방송 등 심리전을 통한 민심 장악, ▲김정은 세력과 反김정은 세력 이간, ▲자유통일에 힘을 합칠 북한의 엘리트 지원 등 북한주민을 상대로 한 공작(operation)을 펼쳐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어영부영 세월만 보내면 북한은 중국에 빨려 들어가고 분단구조는 영영히 고착화 되고 만다. 수십 년, 어쩌면 한 세기 이상 북한의 가련한 백성은 노예적 삶을 연장케 된다. 혜원·규원 구출은커녕 수용소 수십만 동족도 지옥 같은 삶을 살다 짐승처럼 죽어갈 것이다.
그러나 탐욕에 찬 이 땅의 진보적(?) 지식인·지도자이란 자들은 어떠한가? 김정일 조문에 여념이 없다. 자칭 보수언론·보수인사 상당수도, 평화통일·민주통일·선진통일 운운해 온 이들도 매한가지다. 정작 통일의 기회가 왔는데 멀뚱멀뚱 방관만 하거나 세습독재를 인정하는 제스처다. 그렇다고 북한을 상대로 한 심리전을 하지도 않는다. 그런 주장도 나오지 않는다.
한국의 상당수 지식인·지도자들이 말해온 통일은 허망한 공상일 뿐이었다. 권세를 누리기 위해 대중을 속이는 그럴싸한 단어가 통일이었고, 북한의 독재와 야합해 남한의 권력을 빼앗기 위한 도구가 통일이었고, 赤化를 꿈꾸는 김일성 신도들이 국민을 기만해 온 용어가 통일이었다. 김정일 죽음은 분단구조에 기생해 온 灰色(회색)인간들을 대지로 끄집어냈다. 이제 더 이상 거짓과 기만과 사기는 통하지 않게 되었다!
헌법과 도덕과 양심이 말하는 명쾌한 통일의 원칙은 자유통일이다. 통일의 파트너는 북한의 2400만 주민이지 김일성·김정일은 물론 김정은 정권이 아닌 것이다. 요컨대 통일의 전제는 북한의 자유화·민주화, 즉 북한주민이 자유선거로 대의기관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화통일·민주통일·선진통일 운운해 온 이들이 말하듯 김정은 정권과 협상해 연방제 통일을 했다 치자. 북한의 자유화·민주화는 惡夢(악몽)이 된다. 주민들이 깨어나는 순간 연방제 통일의 신기루는 바벨탑처럼 무너져 내릴 것이다. 북한정권은 물론 그들과 협력한 남한정권, 그 잘난 지식인·지도자들도 역사적 퇴출의 대상이 될 것이다.
김정일 죽음은 그를 조문해선 안 된다는 이들과 조문해도 별 문제 안 된다는 이들을 갈라 버렸다. 앞은 ‘북한 세습독재를 인정할 수 없으니’ 남북한 7천만 겨레가 합치는 통일을 하자는 세력이고 뒤는 ‘북한 세습독재도 인정할 수 있다’며 통일을 안 해도 그만, 김정은 정권과 연방제 통일의 광란을 벌여도 그만이라는 세력이다. 요컨대 전자는 통일세력, 후자는 反통일 세력이다. 김정일 조문 파동은 한국의 곡식과 가라지 사이를 이렇게 갈라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