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MB가 언론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소통은 안되는 것 같다”
  • 하금열 신임 대통령실장은 14일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해 박희태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를 차례로 만났다.

    박 의장,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상견례에서는 시종 덕담이 오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면담에서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박 의장은 국회 집무실에서 하 실장을 만나 “정치판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실장으로 오셔서 반갑다. 국회가 어려운 상황에 있으니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하 실장은 언론인 시절을 회상하며 “젊은 기자시절 의장님께 많은 것을 배웠다. (박 의장의 주문사항을)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달해 국회가 잘 되도록 돕겠다”고 답했다.

    하 실장은 이어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명규 원내수석 부대표를 만나 인사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일단 당 대표실로 찾아온 하 실장을 반갑게 맞았다. “축하한다”고 덕담도 건넸다. 하 실장이 방송사 정치부 기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안면이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손 대표는 곧바로 “대통령이 언론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소통은 안되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한 하금열 신임 대통령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을 방문한 하금열 신임 대통령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 대표는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하는데 요즘 안좋은 일이 많다. 측근비리 사건이 나와 대통령이 불편할 텐데 소통을 하는 게 좋다”고 꼬집었다.

    또한 “소통이란 게 기자들과 밥 먹는 게 아니다. 투명사회를 만드는 게 신뢰의 기본으로 서민의 삶이 점점 어려워지는 만큼 서민생활의 대책을 세우고 어려운 사람에게 믿음을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 실장은 미소를 지으며 받아쳤다. 그는 “어려운 일을 잘 해결하고 국회와의 관계를 위해 열심히 심부름을 하겠다. 대표님 말씀을 귀담아 듣고 그대로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하 실장은 국회 자유선진당 대표실에서 심대평 대표를 만나 “국회가 열려야 한다. (민주당이 특검을 하자고 하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