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 억류 중인 신숙자(69)씨와 두 딸의 기구한 운명을 그린 '오길남 가족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

    신씨 남편인 오길남(69) 박사는 9일 "`잃어버린 딸 오! 혜원 규원' 책의 저자인 김미영 세이지 코리아 대표가 최근 영화 및 다큐멘터리 제작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경북 의성 출신인 오 박사는 독일에 유학 중이던 1980년대 중반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월북했으나 1년 만에 해외공작 임무중 단신으로 탈출해 1992년 한국으로 왔다.

    오 박사의 두 딸인 '혜원·규원 구출 유엔청원운동' 대표인 김씨는 "신모 S필름 대표의 의뢰로 S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한 다큐멘터리 작가도 찾아왔다"고 밝혔다.

    S필름 신 대표는 "`통영의 딸'은 한국 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이자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라며 "휴머니즘적 관점에서 1970∼80년대 지식인들의 이념적 방황도 짚어보고 싶다"고 영화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시나리오 작업은 12월 말에 끝나고 투자자 모집도 순조로울 경우 내년 초부터 주로 베를린 일대에서 촬영에 들어가 3개월여간 작업할 방침이다.

    시나리오 작업은 '민중민주(PD) 계열'의 대학 운동권 출신으로 북한인권 문제를 지적해온 40대 중반의 S감독이 맡고 있다.

    영화는 회상장면 등에 등장하는 오 박사 등 사실적 요소 외에 신씨 모녀가 한때 수감된 것으로 알려진 요덕수용소 등 북한상황을 알기 어려워 픽션도 가미된다.

    신 대표는 "북한을 비난하는 교훈적인 얘기가 아니라 가족간 생이별이라는 보편적 문제를 다루고 싶다"며 "관객들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고 반문하고 납북자 문제 등에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