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들 금지 주장 힘얻어
  • 미국 뉴욕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센트럴파크 마차 관광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동물 보호단체들의 반발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맨해튼 한복판의 센트럴 파크를 마차를 타고 돌아보는 관광은 지난 수십년간 주민이나 관광객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주어왔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그동안 이 마차관광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시의회와 시장후보, 유명 인사 등으로부터 금지를 입법화하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장 생계를 위협받게된 마차 관광업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양측은 팽팽한 긴장관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마차와 관련한 교통사고가 발생해 마부가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동물 보호론자들이 병원에서 시위를 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마부가 입원해 있는 병원 이름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을 정도다.

    마차 관광을 위협하는 요소는 또 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맨해튼 땅값이 점차 상승하자 말과 마차들이 주로 대기하는 지역의 땅을 매입해 개발사업을 하려고 눈독을 들이고 있다.

    마차를 끄는 말들을 관리하는 코너 맥휴씨는 "동료들 중에는 우리 일을 계속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욕시에 등록된 마차는 모두 68대에 말은 216필, 마부는 282명이다. 이들이 버는 관광수입은 연간 1천500만 달러 정도다.

    마차를 타고 공원을 20분 도는 요금이 50달러이며 10분 늘어날 때마다 20달러의 추가요금이 붙는다. 운이 좋은 날은 마부 한 사람이 손님을 15번 가량 태울 수 있어 750달러 이상 버는게 가능하다.

    마부의 연간 수입은 4만 달러에서 10만 달러 수준으로 다양한데 주로 말을 소유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또 근무하는 시간대와 근무일의 날씨, 전반적인 경제사정이 어떤지 등도 수입에 영향을 미친다.

    올들어 지금까지 마차와 관련된 교통사고는 7번이 일어났다.사고가 날 때마다 동물보호단체에서는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 말들이 하루 9시간이나 일하고 교통량이 많은 맨해튼 도심을 걸어다녀야 하며 마땅히 쉴 곳도 없이 혹사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에는 디자이너 캘빈 클라인과 영화배우 파멜라 앤더슨, 레아 미셸 등이 마차관광 금지를 입법화해달라는 청원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마차 관광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그는 "마차 관광은 전통적으로 뉴욕의 상징 가운데 하나"라면서 "관광객들은 이를 사랑하고 있으며 말들도 잘 보호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