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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구식 의원 수행비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한나라당 내에서는 ‘당 간판을 내려야 할 상황’이라는 위기감을 반영한 듯 ‘탈당설’을 비롯해 최근 잠잠해진 지도부 총사퇴 및 재창당설까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 의원의 비서가 디도스 공격 전날 박희태 국회의장의 행사의전비서(전문계약직 라급) K씨와 술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디도스 파문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뾰족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나아가 홍준표 대표의 디도스 파문 대처 방식을 놓고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분열’ 기류마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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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이크를 막고 원희룡 최고위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최고위원은 6일 “당이 이대로 가면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 백지상태에서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홍 대표의) 현실 인식과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 우려하고 있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지도부 총사퇴론을 거론한 바 있는 원희룡 최고위원은 “지도부 사퇴로는 늦었고 당을 아예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들이 ‘사퇴’를 결심하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물러나는 것으로 현 지도부는 홍 대표의 의중과 관계없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다.
‘탈당’ 논란도 뜨겁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당내 쇄신파 K·H 의원 등 2~3명은 지난 5일 쇄신파 비공개 모임에서 탈당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탈당을 결심하게 된 이유 또한 “디도스 파문에 당 지도부가 위기감을 못 느끼고 있는 것은 물론 상황인식마저 안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두언 의원은 전날 정책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예산 얘기만 하는데, 이제는 당이 수명을 다한 것 같다”고 꼬집은 뒤 ‘탈당 및 재창당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꽤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논란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디도스 파문’이 일어나 아예 간판을 바꿔야 한다는 ‘재창당론’도 힘을 받고 있다.
특히 원희룡 최고위원을 포함해 수도권 출신이 주축이 된 의원 10명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 한나라당이 해산 및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재창당까지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가칭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의원 모임’에 속한 이들은 당 지도부에 오는 9일 정기국회 종료 직후 구체적인 `재창당 계획'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고, 계획이 미진할 경우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모임에는 여권 잠룡인 김문수 경기지사의 최측근 차명진 의원, 정몽준 전 대표와 가까운 전여옥, 안효대 의원을 포함해 권택기, 나성린 의원 등 친이계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홍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란을 잠재울지, 확대할지에 대한 ‘키’는 당내 최대 세력으로 부상한 친박계가 쥐고 있다.
무엇보다 유승민 최고위원의 거취가 핵심이다. 유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결심할 경우 박근혜 전 대표와 사전 교감을 했을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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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최고위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