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도 인간…자유로운 소통 권리"시변 "법관 자중해야" 논평
  • 대법원이 판사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한 현직 판사가 "통제지침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서기호(41·연수원 29기) 서울북부지법 판사는 30일 법원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올린 `대법원 윤리위 결정을 접하고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윤리위의 권고사항은 페이스북 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표현의 자유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보다 더 본질적이므로 윤리적 잣대로 제한하는 것으로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판사는 "판사도 인간이다. 판사들도 직무와 관련없는 1인 미디어를 통해 자유롭게 소통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법원 주도의 페이스북 가이드라인 제정에 대한 반대의 뜻도 분명히 했다.

    서 판사는 "대법원은 판사들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상부기관으로 단순 권고가 아닌 통제지침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안으로 판사들이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논의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공동대표 이헌, 정주교)은 이날 논평을 통해 "법관이 아니더라도 SNS의 표현과 내용이 사회적 문제가 된다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법관이 정치적 문제에 개입했다면 책임이 가중된다"며 "이번 논란의 발단이 된 법관과 대법원 윤리위의 권고에 반발하는 법관들은 법조계 안팎의 우려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자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