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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상(FTA) 비준안 처리를 위해 민주당 의원 45인의 절충안 서명을 주도한 김진표-김성곤 의원 등 ‘FTA 온건파’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집중 테러를 당하고 있다.
11일 오후 5시 현재 트위터에서는 다음과 같은 비난 글이 지속적으로 리트윗되고 있다.
“민주당 김성곤 의원이 김진표의 아바타를 자처하고 나섰다”, “김진표, 김성곤, 강봉균, 박상천, 신낙균이 주도하는 어설픈 타협론은 한나라당의 찬성론보다 더 악질이다”, “수원영통 김진표, 전남 여수갑 김성곤을 기억하리라”, “이들을 민주당 당적에서 제명해야 한다”
몇몇 트위터리안은 ‘매국노’, ‘또XX’, ‘씨X’ 등 욕설도 서슴치 않는다. -
- ▲ SNS 실시간검색 캡처
민주노동당 지지세력 등 한-미 FTA 비준을 반대하는 이들은 민주당 내 강온파의 대립을 주시하면서 온건파를 향해 공격을 펴는 형국이다.
아울러 일부 좌파 진영의 한-미 FTA 반대론자들은 전화를 통해 정치 테러에 가까운 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현재 경찰은 김성곤 의원의 신변보호를 위해 전남 여수의 지역사무실에 배치돼 있는 상태다.
인터넷에 ‘한-미 FTA 찬동 의원 리스트’가 떠돌자 협상파로 알려졌던 일부 의원들은 “나는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공세가 심해지자 김 원내대표는 11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협상을 통해 문제 해결을 주장하는 분과 그렇지 않은 분들의 견해 차이가 당과 국익을 위한 충정 때문이라는 것을 설명했는데 결과적으로 당에 누를 끼쳐 송구하다”고 해명했다.
다만 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의 고사를 예로 들고는 “원내대표로서 국익과 민주당을 위해 길을 열고 다리를 놓아야 한다”면서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제 정치권 바깥의 극성스러운 행동파가 민주당의 언로를 봉쇄하는 상황까지 온 것 같은데 인민재판식으로 분위기를 몰고 가면 정치는 사라지게 되고, 정당도 필요 없게 된다. 온건파의 목소리를 묵살한 민주당 지도부도 외부의 극성스러운 세력이 당내의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문제에 대해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 온건파 의원들에 대한 구명(救命) 운동에 나섰다.
배은희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나와 다른 의견은 무조건 틀린 것으로 몰고 가선 안되는데 안타깝다. 토론 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나성린 의원은 “김성곤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같이 활동하는 합리적 의회주의자인데 FTA 협상론을 펼쳤다고 해서 무자비한 사이버 테러를 당하고 있다. 이 테러리스트들에 대항할 좋은 방안이 없을까요”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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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김성곤 의원 ⓒ연합뉴스
김성곤 의원은 지난 8일 “한-미 FTA 핵심 쟁점인 국가투자자소송제도(ISD)의 존치 여부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를 FTA 발효 직후 시작할 것을 미국 정부와 약속하면 야당은 FTA를 실력 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절충안을 마련해 민주당 의원 45명의 서명 또는 구두 동의를 받았다.
김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박상천-강봉균-신낙균, 한나라당 주광덕-현기환-황영철-홍정욱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협상파가 마련한 절충안을 토대로 여야가 FTA 비준안을 합의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김성곤 의원은 10일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나라당의 비준안 강행 처리와 민주당의 실력 저지로 몸싸움이 일어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당은 모두 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절충안이 파국을 막을 유일하고 마지막 대안이다. 이게 안 되면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심정적으로 절충안에 동조하는 의원들이 많은 만큼 의원총회 비밀투표에 부쳐지면 절충안이 당론으로 채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