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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물갈이론’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한나라당을 강타한 여의도연구소의 ‘차기 총선 고령의원 자진출마포기 유도’ 문건에 영남 중진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
9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영남권 의원들은 쇄신파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홍준표 대표가 자제를 당부했지만 소용없었다.
4선 친박계 이경재 의원은 “한나라당이 한몸이 돼서 싸워야 할 시기에 하필 공천개혁이니 물갈이론이니 하는 것을 당의 공식 의견으로 내놓는 게 이해가 안된다. 당을 사분오열시키는 내용을 (한-미 FTA 처리) 직전에 내놓는 것은 감각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친박계 4선 이해봉 의원도 “당에 위기가 다가오거나 총선이 가까워져 오면 늘 해괴망측한 논리가 한나라당을 지배한다. 소위 '영남 물갈이론'이라는 망령”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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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이해봉 의원이 9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에서 충선 물갈이론을 강력하게 비판하게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을 겨냥해 “오히려 수도권 같은 경우 여야가 아슬아슬하게 팽팽히 맞서는 경합지구로 여기에 참신하고 신망받는 인사를 공천해야지 안정적인 영남지역을 많이 갈아 끼운들 어차피 (한나라당이) 당선되는 건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물갈이론’에 대해 “순서가 맞지 않다. 지금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은 뒤 힘을 받는 분위기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연령과 지역과 선수, 이런 게 공천 기준이 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수도권의 공천 기준과 충청-영남의 공천 기준이 달라야 할 이유가 없다”고 거들었다.
이에 홍 대표는 “언론보도를 본 후에 알았는데 어쨌든 죄송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물갈이는 연구원 개인 의견이었다. 여의도연구소장 입장에서 사과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물갈이론’을 놓고 반발이 거세지자 ‘쇄신 연판장’에 서명했던 25명 의원 중 14명은 이날 여의도에서 오찬회동을 갖고 “지금은 정책혁신이 우선”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정태근 의원은 “정책에 대한 쇄신, 당청관계의 변화, 문제가 있어도 실제로 해결해나가지 못하고 있는 시스템을 고쳐나가는 것이 기본이다. (물갈이 문제는) 이런 연장선에서 이후에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쇄신파는 “의총이 끝난 뒤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들 전부 모아 끝장토론을 하겠다. 의원들의 말을 경청하고 집약해 당을 바꾸고 정부와 청와대를 바꾸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