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중독인가···집 무너지는데 기왓장만 바꾸냐”
  • ▲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김성식 정책위부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에는 정태근 의원과 황우여 원내대표. ⓒ연합뉴스
    ▲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김성식 정책위부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에는 정태근 의원과 황우여 원내대표. ⓒ연합뉴스

    한나라당 소속 혁신파 의원 5명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5대 쇄신책’을 요구한 이후 당내에서 쇄신 요구에 대한 반론이 속속 표출되고 있다.

    4일 오후 당내 혁신파 초선 의원인 구상찬-김성식-김세연-신성범-정태근 5명이 여권의 위기 타개를 위해 ‘대통령 대국민사과 및 747공약 폐기’ 등을 요구하는 서한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키로 하자 당내에서는 만 하루도 못돼 비판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김영우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청와대만 사과하고 당은 그대로? 이건 아니다”라고 정면 비판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와 당은 동반 사죄하고 동반 책임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 쇄신은 자기쇄신이 먼저 아니겠는가. 집이 무너지는데 기왓장만 바꾼다고 되겠는가. 다 같이 반성하자”고 요구했다.

    장제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김성식-정태근-김세연 의원이 원내 당직을 맡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또 쇄신 연판장을 돌렸다. 쇄신중독도 아니고 대표와 원내대표하고 같이 다니는 분들이 웬 공개 연판장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장 의원은 “당직자들이 당의 운영과 정책에 책임이 없나요. 대표가 ‘천막 혁신안’을 만들겠다는데 당직자들이 좀 참지요. 평의원도 아니고요”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도 트위터에서 “연판장에 서명을 받아 전달하는 것을 언론에 미리 공개하는 것이 충고로써 진정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민생법안의 처리에는 관심 없고 당리당략에 골몰하는 야당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 쓴소리도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한 고위 당직자도 “누구에게 ‘바뀌라’ 하는 것보다 스스로 철저히 바뀌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 당직자는 “자신들이 정치 평론가인가.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이들의 요구 내용에 대해 “물론 그런 것도 다 얘기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인 플레이를 하면서 협력이 안됐는데 당의 쇄신 연찬회 이후 해도 좋았을 얘기를 앞질러서 언론에 얘기하는 것이 방법상 맞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정태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희들은 그간 쇄신파라는 허울 좋은 이름만 얻었지 실제 당과 정부의 변화를 이뤄내지 못한 것을 비롯해 세 가지의 저희 자신들의 잘못을 먼저 고백했다”며 ‘자성’이 선행됐음을 강조했다.

    또 “당 지도부에게 선거패배와 일련의 사고, 발언 등에 대해 국민과 당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당을 전면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연찬회 개최를 요구했고, 이번 개혁에 당 지도부가 주체가 되어 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쇄신중독’ 지적에 대해서는 “국민이 한나라당에 허락한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 질적인 변화를 이뤄 국민의 기대를 조금이라도 살려놓지 못하면 우리 모두는 역사와 국민과 당원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