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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있는 맥아더 장군 동상이 문화재 등록 후보군에 들어가면서 찬반 논란이 불붙고 있다.
문화재청은 최근 개화기 이래 1960년까지 만들어진 한국 근대 조각 140여 점을 목록으로 정비하는 사업을 마치고 최근 상세 조사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가운데는 맥아더 장군 동상도 들어 있다.
문화재청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중요 작품은 문화재로 등록해 보존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맥아더 장군 동상의 문화재 등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보존 대립
맥아더 장군 동상은 1957년 조각가 김경승이 제작했다. 벌써 50여 년이 지났지만, 철거 논란은 진행형이다.
맥아더 장군 동상이 설치된 곳은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 이 공원은 해마다 몸살을 앓는다. 인천상륙작전 기념일(9월15일)을 전후로 진보단체와 보수단체가 몰려와 동상의 '철거'와 '보존'을 주장하며 팽팽하게 맞서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도 철거 논란은 이어졌다. 지난 9월16일에는 '맥아더동상타도특별위원회' 4명이 자유공원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은 제국주의 상징물로 조속히 철거해야 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이후 한 달가량 지난 10월12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맥아더장군동상보존시민연대' 3천여 명이 "자유수호의 상징인 맥아더 장군 동상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보존 결의대회를 했다.
◇문화재 등록 여부 두고 시민 의견 엇갈려
맥아더 장군 동상의 문화재 등록 문제를 놓고서는 시민의 입장도 갈린다.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이모(32)씨는 반대편의 손을 들어줬다.
이씨는 "문화재는 우리나라와 관련 있는 인물이어야 하는데 이념을 떠나서 맥아더 장군 동상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찬성파의 논리도 무시하기 어렵다.
또 다른 시민 김모(52)씨. 그는 "문화재의 범위를 넓힌다면 우리나라에 도움을 준 인물의 상징물도 문화재로 삼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는 행정구역 관할청이자 동상 관리자인 인천시 중구는 중립적 입장이다.
중구의 한 관계자는 1일 "문화재 등록 여부에 대해서는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경계했다.
그는 다만 "맥아더 장군 동상을 두고 시민이 철거논란을 되풀이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에 따르면 맥아더 장군 동상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문제가 이번에 처음 떠오른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 맥아더장군동상보존시민연대가 중구의 동의 아래 문화재청에 문화재 등록 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이후 1년이 흘렀지만, 문화재청에서 별다른 회신이 없어 지지부진한 상태로 남아있었다고 중구는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