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소장 "朴, 당 이끌어야"친박, 현 지도부, 개혁으로 '가닥'
  • 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패배 이후 ‘쇄신론’에 직면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등장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친이계와 소장파는 박 전 대표가 위기 상황인 만큼 전면에 나서 당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친박계는 현 지도부 유지론을 펼치고 있다.

  •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선거 이튿날인 지난 27일 재보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선거 이튿날인 지난 27일 재보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선거 이튿날인 지난 27일 박 전 대표는 당을 개혁해야 한다고 했지만 지도부의 책임론에 대해 “중요한 것은 진정한 변화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지도부 교체를 얘기할 때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준표 당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당을 개혁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친박 인사는 “한나라당이 박 전 대표에게 ‘부채’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당 전면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여권 내 입장 차는 당내 정파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차기 대권잠룡인 정몽준 전 대표는 31일 한 CBS 라디오에 출연, “박 전 대표가 힘이 많으니까 힘 있는 분들이 전부 나와 (지도부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대권주자는 대표를 못하도록 한 당헌은 제왕적 총재 시절 규칙으로 거기에 집착하거나 지금 나섰다가 앞으로 사태를 책임질까 봐 안한다는 것도 조금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도 SBS 라디오에서 “(박 전 대표가) 몸조심해온 것은 사실인데 이제는 부자가 아니란 게 드러났다”며 적극적인 활동을 촉구했다.

    그러나 친박계 최경환 의원은 “지도부를 바꾼다고 당이 변화하고 쇄신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가 국민과 자주 만나면서 국민이 체감할 정책을 제시하고 동시에 당도 개혁 행보를 보인다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당이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 의원은 “차기 대선을 1년 2개월여 앞두고 지금 상황에서 당 전면에 나서는 일은 야권의 화살받이가 되라는 뜻”이라고 했다.

    친박 측은 향후 당 쇄신의 핵심을 ‘정책의 변화’로 보고 있다. 서민복지의 확대, 고환율 저금리 정책의 재고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 정권과 차별화는 하지 않겠지만 정책적 차별화는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한편 박 전 대표는 내달 1일 '고용복지' 정책세미나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면서 20~40대를 비롯한 국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