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호가 올렸다 내렸다 눈치보기 치열”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재건축시장에 급매물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재건축사업 과속 방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박원순 후보의 당선으로 관망세가 강해져 거래는 물론 매수 문의조차 잠잠해졌기 때문이다.

    3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서울에서 재건축을 제외한 아파트값이 0.01% 떨어지는 동안 재건축은 0.08% 하락했다. 지난주(-0.14%)에 비하면 하락폭이 둔화됐지만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하다는 전언이다.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에서는 특히 강남과 강동구의 재건축 시세가 각각 0.12%와 0.27% 하락해 서울 평균 하락률을 밑돌았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관망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서울시 수장이 바뀐 뒤 개발사업 재검토와 조정에 따른 사업 지연 등에 대한 걱정으로 몇몇 단지에서는 시세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매물에도 좀처럼 매수세가 붙지 않아 현장 분위기는 잠잠하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선거 영향으로 기대심리가 꺾여 다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면서 “둔촌주공1단지 52㎡를 6억원에 내놨던 손님이 27일에 1천만원, 28일에 또 1천만원을 내려 5억8천까지 내려갔다”고 말했다.

    6억2천만원에 나왔던 둔촌주공3단지 76㎡는 지난 27일 호가가 1천500만원 빠졌다가 다시 500만원이 오르는 등 하루만에 가격이 두 번이나 움직이기도 했다.

    B공인 관계자는 “급매물이 나와도 문의나 하지, 정작 지갑을 여는 사람은 없다”면서 “재건축 추진 속도가 느려지는 것도 문제지만, 인허가 절차를 완료해도 전세난 등을 이유로 (시장이) 이주를 미룰 수 있어 걱정들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선거 전 10억2천~3천만원 선에서 거래됐던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110㎡도 10억1천만원으로 내려가는 등 호가가 500만~1천만원 정도 빠졌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보궐선거 결과가 재건축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송파구의 한 주요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일단은 지난 자료를 검토하면서 인허가 준비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뭐가 우리한테 유리하고 불리한 지 미리 설레발을 칠 필요도 없고 차분히 정책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J공인 관계자도 “선거 전부터 시세가 4천~5천만원 올라간 상태로 정체기가 이어졌고 특별한 변화는 없다”면서 “개포주공은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이라 연내 정비구역 결정고시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부담 완화와 재건축 정비예정구역 추가 지정 등 호재에도 시세는 11주 연속 하락했다”면서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선거 효과’ 여부는 더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