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서울시장 도전 결국 실패, 하지만...지지율 20%차이 박빙으로 추격, 전국구로
  • "이번 선거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시민들이 다윗의 돌이 돼 달라."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 운동 내내 유권자들에게 이렇게 소리쳤다. 불리할 대로 불리했던 선거 국면에서 나 후보에게 결국 패배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나 후보의 서울시장 도전은 이번이 두번째. 지난해 6.2 지방선거에 앞서 치러진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에게, 이번에는 `안철수 돌풍'과 함께 급부상한 범야권의 박원순 후보에게 각각 패했다.

    당장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데다 `패장'으로서 당 최고위원직을 유지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나 후보로선 당분간 잠복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의 한복판에서 적잖은 `상처'를 입은만큼 마음을 추스를 시간도 필요하다.

  •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등과 함께 묵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등과 함께 묵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다만 이번 선거를 통해 나 후보가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17대 비례대표에서 18대 지역구 의원으로 변신한 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 전당대회에서 여성 몫이 아닌 자력으로 당 지도부 입성에 연이어 성공했고, 서울시장 예선을 넘어 본선에 진출하는 등 도약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물론 박근혜 전 대표와 당 지도부의 총력 지원이 있었지만, 선거 초반 20% 포인트가량 뒤지던 상황에서 맹렬한 추격전을 전개, 박빙 선거판을 이끈 것도 나 후보의 저력으로 풀이된다.

    대중적 인기를 넘어 전국적 지명도를 갖게 됐고, `콘텐츠가 없다'는 항간의 우려를 불식하며 정책 전문가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당찬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차세대 여성 정치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 후보는 뼈아픈 패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권과 범보수진영의 `블루칩'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 후보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차차기 대권주자군'에 이름을 올렸다는 시각도 있다.

    나 후보로서는 내년 4월 치러질 19대 총선이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고 나 후보도 출마 결심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핵심관계자는 "내년 총선 출마 명분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최고위원직을 던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 석이 아쉬운 당으로서는 전국적 지명도를 확보한 나 후보의 총선 출마를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