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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이 23일 한나라당 최초 호남 지역구 의원을 향한 바람과 `박근혜 정치'에 대한 입장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 '호박국 대변인'을 펴냈다.
‘호박국 대변인’은 '호남 대변, 박근혜의 약속과 신뢰정치 대변, 국민 특히 비주류 대변'이라는 뜻으로 지은 제목이다.
내년 총선에서 광주 서구 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은 오는 27일 광주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박 전 대표가 참석해 축하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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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책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박 전 대표 관련 언급들이다.
탄핵 역풍 직후인 지난 2004년 총선에서 광주에 출마해 고군분투 중인 이 의원에게 박 전 대표가 전화를 걸어 "어려운 곳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라고 격려한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선거 직후 박 전 대표가 마련한 점심 자리에서 "호남 포기 전략을 포기해 주십시오"라며 수 십분간 열변을 토했다.
그랬더니 박 전 대표가 "어쩌면 그렇게 말씀을 잘하세요"라며 그를 당 수석 부대변인으로 발탁했다.
이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 패배 직후 이명박 후보측의 선대위 고위직 제의와 김문수 경기지사측의 경기도 정무부지사 제의를 모두 고사했다.
후에 이를 안 박 전 대표가 "힘드신데 그냥 가시지 그랬느냐"라고 안타까움을 피력했지만 이 의원이 "다른 데로 가라면 정치 안 하겠습니다"라고 고집을 부렸다.
이 때 박 전 대표가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사의를 표한 것이 두 사람의 돈독한 관계 형성에 결정적 계기였다.
박 전 대표가 추풍령 휴게소에서 갑자기 날리는 눈발에 얇은 머플러를 꺼내 머리에서 턱으로 둘러 `성냥팔이 소녀'의 모습을 연출한 일도 적혀 있다.
2007년 하버드대 초청 방미 시 한국전에 참전했다 사망한 하버드대생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을 보고 남들 모르게 조용히 눈물을 닦았던 일도 책에 담았다.
이 의원은 `박근혜 정치'에 대해 "부정부패가 얼씬도 못하는 윗물이 맑은 사회를 이룰 것이고 정치 선진화를 실현해 인치가 아닌 시스템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최초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주력한 기존 정치와 달리 사회적 자본, 즉 신뢰-원칙-법치 등을 확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 이정현'도 흥미롭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박정희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18대 총선 개표 과정에서 비례대표 당선이 한때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비 오는 거리를 실성한 사람마냥 걸었다는 일화도 나왔다.
"줄곧 호남을 위해서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턱도 없다. 국회의원 좀 더 해야겠다. 나 버려 불라요, 솔찬히 아까울 것인디. 인자 알만 허고, 헐만 허고, 헐 일이 쎄부렀당께 시방"
호남을 위해서는 민주당 의원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하는 이 의원이 내년 광주 서구 당선을 목표로 뛰면서 하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