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은 없고 좌파 ‘big tent'만

    한미 FTA 비준안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민노당은 반(半)은 이념적 신념에서, 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골탕 먹이기’ 의도에서 저러고 있는 것이다. “통과시키려면 날치기 해라”는 배짱이 그것이다.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할 경우 민주당과 민노당은 그걸 가지고 또 한 차례 수지맞는 소동을 벌릴 수 있다고 계산할 것이다.

    민노당이야 안 그러면 오히려 이상할 노릇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도대체 어쩌다가 저런 당이 되었나? 70년대 운동권 출신들과 80년대 386 운동권 출신들이 이 대거 민주당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김대중이 전통 보수야당이던 민주당을 여러 차례의 ‘NL 운동권 수혈(輸血)’로 변질시킨 탓이다.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하고 박원순을 받들기로 한 것으로 민주당은 범좌파 빅 텐트(big tent)의 한 계파 정도로 격하되었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있을 범좌파 통합 또는 후보 단일화의 서곡인 셈이다. 그리고 그럴 경우 한국 정치지형에서 보수-자유주의 야당의 자리는 지워질 것이다. 정치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범좌파 빅 텐트의 노선을 누가 추동하느냐 하는 것이다. 아마도 민노당적인 것, 진보연대 같은 것, 70~80년대 이래의 운동권 가운데서도 특히 더 현저하게 좌(左) 편향적인 요소들이 할 것이다.

    한 마디로 NL 계열이 사회운동계(界) 뿐 아니라 제도권 야당계(界)도 명실공히 통째로 먹어버리는 것이다. 그 밖의 다른 요소들은 그저 구색으로 얹혀 있는 정도가 될 것이다.

    이래서 대한민국적인 가치의 테두리 안에서 진보적인 시책을 펴자는 의미의 진보보다는, 맥아더 동상을 허물자 하고, 거짓정보를 퍼뜨려 광우병 소동을 부추기고, 평택 미군기지 반대 소동을 벌이고,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임을 부정(否定)하는, 실로 터무니없는 이단(異端) 세력이 좌파 빅 텐트의 고삐를 거머쥘 것이다.

    내년 대선은 이런 이단적인 요소가 견인하는 세력이 집권하느냐 못 하느냐의 일대 결전이다. 서울시장 선거는 그 오픈 게임이다. 한미 FTA 통과 여부가 그 뒤를 잇는 2차 오픈 게임이 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 ‘결전 2011~2012‘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알고나 있나? 잘 모르는 것 같다.

    한국정치의 위기는 이것이다. 대한민국적 가치를 수호해야 할 여당이 의식(意識)상으로나 실전(實戰)상으로나 도무지 제구실을 안 하고 못하는 것.

    대한민국 세력은 돌아가는 판세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