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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재보선 일정이 점차 다가오면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한나라당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 후보 측은 한나라당의 공세를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규정하고 “더 이상 당하지 않겠다”고 벼르는 모습이다.
박 후보 측이 반격의 첫 타깃으로 정한 곳은 MB 정권이다. 반(反)MB 전선을 명확하게 구축해 ‘정권 심판론’에 대한 목소리를 더욱 키우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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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TV 방송토론을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 연합뉴스
박 후보 측 송호창 대변인은 “전략을 보다 선명하게 다듬었어야 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최대한 부각하고, 정부 여당과 분명하게 각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 자체도 변하고 있다. 발언의 수위도 유례없이 높아지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네거티브 공격을 할) 자격이 있나”라며 “병역비리의 본당이고, 투기, 위장전입에 탈세, 부패에 얼룩져 있는 당이 어떻게 내게 그렇게 이야기하나”라고 날선 공격을 했다.
또 전날 MBC 방송연설에서는 “한나라당이 온갖 구정물을 끼얹고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오만하기 이를 데 없다. 나경원 후보는 시민에게 희망을 빼앗으려 하고 한나라당은 시민 절망의 시대를 연장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 측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해서도 공격논리를 가다듬고 있으며, 여차하면 이 문제를 꺼내들 태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박 후보의 이 같은 태도가 자칫 서울시장 선거라는 본질에서 벗어난 정권 심판적 선거를 치르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나 후보도 TV 방송토론 등에서 “박 후보는 상대편이 이명박-오세훈인 것 같다. 이번 선거의 경쟁자는 나경원이라는 것을 인지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네거티브 선거는 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방침에 따라 나 후보 신상에 대한 공격이나 인신공격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박 후보에게 칼날을 들이대는 이상 우리는 집권 여당 MB 정부 자체를 겨눌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