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공식 선거 유세가 시작되는 13일 같은 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지원 사격차 서울 구로동 관악고용지원센터를 맨 먼저 찾았다.
이후 벤처기업협회를 함께 둘러보는 등 공식 선거운동 열전에 돌입했다.
박 전 대표는 자줏빛 재킷에 검은색 바지를 착용했고, 나 후보는 푸른색 점퍼에 베이지색 바지를 입어 친근한 ‘자매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시종일관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간담회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또 정책으로 ‘함께’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말로 유권자들을 끌어 안았다.
과거 친이-친박으로 쪼개져 평행선을 달리던 두 사람이 사진 한 컷에 담기는 게 어색할 것이라는 우려는 말 그대로 기우에 그쳤다.
-
나 후보는 서울시장의 영역을 벗어나는 부분에 대한 답변을 할 때 자연스럽게 박 전 대표에게 시선을 돌렸고 박 전 대표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함께 하자”고 화답했다.
박 전 대표는 고용지원센터 상담실에서 구직자들과 만나 “오늘 나 후보와 함께 왔는데 여러분의 생각을 같이 듣고, 서울시의 좋은 정책이 될까 같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개인택시를 준비하던 한 구직자가 서울시의 갑작스런 행정 변경으로 무산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나 후보가 “시장이 되면 꼭 확인하겠다”고 답하자 박 전 대표는 웃으며 “꼭 지키셔야 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이날 한 시민에게 나 후보를 소개하며 “우리...(나경원 후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고용지원센터를 나오면서 “나 후보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그동안 많이 보셨잖아요. 얘기 안해도...”라고 말했다.
“그래도 하나만 꼽는다면”이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전 대표는 “그동안 특히 장애아동에 대해 힘썼던 따뜻한 마음이 (예쁘다.) 서울시정도 그런 따뜻한 마음으로 이끌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언급은, 한때 ‘나경원 비토론자’로 알려졌던 박 전 대표가 향후 나 후보 지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
그는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한 소감에 대해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삶의 질을 높이고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다. 양극화와 모든 문제의 중심에 일자리 문제가 있다는 측면에서 고용지원센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 후보는 박 전 대표의 말에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더 큰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화답했다.
박 전 대표는 이후에도 나 후보와 함께 구직자들을 만나고 구직상담센터도 방문하면서 사실상의 ‘공동 선거운동’을 치렀다.
연이어 찾은 벤처기업협회에서도 두 사람의 ‘호흡’은 돋보였다. 벤처 기업가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마무리 발언에서 박 전 대표는 “기업들의 창의력으로 가치창출을 할 수 있는 보람 있는 나라, 서울시가 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를 언급할 때 나 후보와 눈을 마주치며 한껏 미소를 짓기도 했다.
나 후보도 “시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중앙정부가 할일이 있다. 박 전 대표께서 챙겨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구로구와 금천구 일대 벤처기업협회와 중소기업 업체 등을 잇따라 찾아, 나 후보를 위해 총 7시간이 넘는 ‘강행군’을 펼친다.
박 전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를 맞는 14일에는 부산 동구를 찾아 동구청장 선거 승리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