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국주'(國酒)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술 싸움이 벌어졌다.
    그간 중국에선 구이저우 마오타이(貴州茅台)가 `국주'를 자처해 왔으나 바이주(白酒)의 일종인 펀주(汾酒) 생산업체가 진짜 국주는 펀주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펀주(汾酒) 생산업체인 산시펀주(山西汾酒)의 리추시(李秋喜) 회장은 21일 베이징에서 62년전 중화인민공화국 첫번째 국연이 열렸을 때 쓰인 술이 펀주였다며 펀주야말로 진짜 국주라고 주장했다고 신화망(新華網)이 보도했다.

    리 회장은 "62년전 오늘(1949년 9월21) 제1차 전국정치협상회의가 베이징에서 개막됐으며 이 회의는 10일간의 회기를 마치고 9월30일 폐막됐다"며 제1차 정치협상회의 개막일과 폐막일 그리고 개국 대전이 열린 날 등 3일간 모두 융숭한 국연이 거행됐고 이는 신중국 성립후 최초의 국연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최초의 국연에 사용된 술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기 위해 현장에 있던 목격자, 전문학자 등을 수소문해 증언을 들었으며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의 국연에 사용할 술에 대한 지시 등을 찾아냈다"며 이런 모든 증거들은 당시 국연에 사용된 바이주가 펀주였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산시펀주는 아울러 이날 펀주가 진짜 국주라고 주장하며 구이저우 마오타이를 겨냥, `펀주, 제1회 국연 술 채택 62주년 기념대회'라는 이름의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구이저우 마오타이측은 `국주'는 리추시 회장의 말로 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회사 웹 사이트에 `마우타이를 왜 중국의 국주라고 부르나'라는 글을 통해 "지난 1949년 개국 대전이 열리기 전날 , 저우언라이 총리가 중난하이(中南海)에서 회의를 열어 마오타이를 개국 대전 국연 술로 확정했으며 베이징호텔에선 개국 대전에 초대된 귀빈들을 마오타이로 대접했다. 이로부터 매년 국경절 초청연회 때 마오타이주를 사용하도록 지정했다"라고 주장했다.

    그간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TV 광고를 비롯한 각종 홍보물에서 `국주 마오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마오타이 = 국주'라는 인식을 중국인들에게 심어주는 데 주력해 왔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 제1회 국연 때 사용된 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베이징호텔 부사장을 지낸 가오퉁은 당시 저우언라이 총리에게 국연 술로 펀주를 사용토록 보고서를 썼다며 "그러나 당시 마오타이주도 있었지만 양이 매우 적었다. 바이주는 펀주 위주로 사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마오타이 진(鎭)은 미해방지였고 베이징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베이징으로 운반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류업계 원로들은 당시 국연 때 펀주만 쓰인 것이 아니고 여러 지방의 술이 사용됐으며 구이저우 마오타이주를 비롯한 여러 백주들이 나왔다고 증언했다.

    중국에선 `국주'라는 용어는 정부의 승인을 받은 공식 용어가 아니지만 `국주'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면 판매에 엄청난 부가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간 구이저우 마오타이가 독점해 왔던 `국주'라는 타이틀을 빼앗기 위해 펀주 생산업체가 공격을 시작한 이상 `국주'를 둘러싼 술 업체간의 진흙탕 싸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