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평택 에바다학교에 올해 47억원 특별지원자체지침상 5억원 이상은 지원 불과, 갑자기 왜?
  • ▲ 단일화 대가로 수억원을 건네 혐의로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구속된 가운데 김상곤 경기도교육감도 단일화에 합의한 진보 진영의 후보가 교장으로 있는 학교에 거액의 교육청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 연합뉴스
    ▲ 단일화 대가로 수억원을 건네 혐의로 곽노현 서울교육감이 구속된 가운데 김상곤 경기도교육감도 단일화에 합의한 진보 진영의 후보가 교장으로 있는 학교에 거액의 교육청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 연합뉴스

    “52년된 공립초 시설보수는 내년으로 미루고 28년된 학교는 47억 지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2009년 교육감 선거 당시 단일화에 합의한 진보 진영의 후보가 교장으로 있는 학교에 거액의 교육청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립 장애인 특수학교인 이 학교는 주로 지자체인 평택시청이 재정을 지원하는 곳이다. 때문에 교육청이 갑자기 거액의 돈을 학교에 준 것에 대해 의혹의 눈길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평택 에바다 학교의 교사동 개축과 기숙사 신축 등을 위해 올해 47억3천여만원의 특별지원 예산을 편성, 현재 집행 중이다.

    도교육청이 단일 학교에 대해 한 번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지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재원상의 문제로 내부 지침을 통해 사립학교의 시설을 지원할 때 최대 5억원 이상은 지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50억원에 가까운 돈이 단일 학교에 지원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특수학교의 경우 지난 2004~2008년까지 교육청의 신청을 받은 교육과학기술부가 특수학교 시설현대화사업 명목으로 특별교부금을 지원하기도 하지만, 교육청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는 여태껏 없었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52년이나 된 안양초(공립)를 보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접수하고도 “예산이 없다”며 내년으로 미뤘다.

    특히 에바다 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인 권오일 교장은 2009년 경기도교육감 선거 당시 진보진영의 예비후보로 활동하다 후보등록 직전 김상곤 당시 후보와 단일화에 합의한 인물이다.

    당시 권 후보는 단일화의 조건으로 김 교육감에게 수천만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지만, 검찰은 “출처가 분명치 않다”는 이유로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

    권 교장에 대한 김 교육감의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전 교육감 출신인 김진춘 경기도의원은 “교육청 소관도 아닌 학교에 수십억원을 한번에 지원한다는 것은 교육행정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건립된지 52년이나 된 학교(안양초)보다 28년된 학교(A교)에 예산을 우선 배정한 것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도의원은 또 “2009년 선거 당시 권오일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았다면, 김 교육감은 결코 당선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런 후보가 있는 학교에 김 교육감이 아무래도 지원금을 넉넉히 주고 싶지 않았겠느냐”고도 했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이에 대해 학교 건물이 누가 보더라도 인정할 수 있을 만큼 노후됐으며, 이로 인해 1997년 학교 시설 개선비 29억원 지원이 확정됐으나 당시 학내 분규로 집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의 관계자는 “학교 건물은 이미 1990년 후반 두 차례에 걸쳐 안전도 검사에서 D급 판정을 받았고, 현재 학생들이 7㎞ 떨어진 한 식당을 개조한 시설을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다”며 “시설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학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