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장관 “국무위원이 허위보고했다는 말 책임질 수 있느냐” 맞서지켜보던 다른 의원 “강 의원 혼자서 국감하느냐? 점잖지 못하게” 지적도
  • 19일 지식경제위 국정감사장에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강창일 의원 간에 고성이 오가면서 국감이 30여 분 동안 중단됐다. 질의를 하던 강창일 의원이 ‘장관이 국민들에게 허위보고를 했다’고 지적하면서부터다.

    19일 지식경제위 국정감사에서 가장 큰 이슈는 지난 15일 대규모 정전 사태.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지난 18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에게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범정부적인 종합점검반을 편성해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 등의 ‘허위보고’ 경위 등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감장에서도 지식경제위 소속 의원들은 지경부가 왜 산하기관이 전력수요예측을 제대로 못했는지, 지경부의 관리감독에 허점이 있었던 건 아닌지, ‘블랙아웃’을 초래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임에도 지경부가 몰랐다는 것은 산하기관들의 ‘허위보고’가 ‘관행’처럼 유지되어 온 게 아닌지 등을 따져 물었다.

    이어 질의 순서가 된 강창일 의원이 최중경 장관에게 “이제는 전력문제 좀 알게 됐느냐”고 비꼬으며, “정전 사태에 대해 장관이 국민들에게 허위보고를 한 게 아니냐”는 식으로 따져 묻자 최 장관이 “지금 국무위원이 허위보고를 했다고 단정하셨는데 그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느냐”고 되받아치면서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최 장관이 이어 “아무리 국감장이라 하더라도 이 자리에서 국무위원이 국민들께 허위보고를 했다고 단정해 말하는 건 아니다”고 지적하자 강 의원은 “지금 국감장에서 뭐 하자는 거냐?”며 소리를 쳤다.

    강 의원은 흥분을 참지 못하고 “지금 장관이 국민들 앞에 ‘대고석죄(흥분한 나머지 '석고대죄'를 '대고석죄'라 말함)’를 해야 할 상황에서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냐”며 고성을 질렀다. 보다 못한 김영환 지식경제위 위원장이 말리며 수습되는가 싶었지만, 이종혁 의원(한나라당)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한 뒤 “그래도 국무위원에게 무슨 근거나 정황도 없이 무조건 ‘허위보고’라고 몰아붙이는 건 너무하다”며 강 의원을 몰아붙이면서 강 의원은 결국 ‘폭발’했다.

    강 의원이 '폭발'하자 이종혁 의원은 계속 “거 좀 조용히 합시다. 당신 혼자 국감하는 자리에요? 왜 이래? 점잖지 못하게”라며 쏘아 붙였고, 이에 강 의원이 거의 ‘이성을 잃은 듯’ 소리를 쳤다. 결국 오후 3시 50분 경 김영환 위원장은 국감 정회를 선포했다. 국감은 오후 4시 30분을 넘겨서야 다시 진행됐다.

    최중경 장관은 15일 순환정전 당시 콜롬비아 대통령 일행과의 만찬을 위해 청와대로 들어간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콜롬비아 대통령 일행은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무연탄 수입에 큰 도움을 줬다.

    한편 강창일 의원은 ‘현 정부가 대기업들에게 원가 이하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배포하는 등 전력 체계에 대한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참고로 강 의원도 지적한 ‘대기업에 더 싼 전력요금’은 현 정부가 아니라 1974년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실시하면서부터다. 지금도 ‘가정용 전기’와 ‘상업용 전기’에 대해서만 요금 누진제를 시행하기에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큰 혜택을 보고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지금과 같은 ‘300kw 이상 100kw 단위 누진제’가 된 것은 2000년 10월 김대중 정부 시절이었다. 에너지 절약 명목으로 시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