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흐름이 침묵ㆍ외면 못하게 해..더 나은 적임자 있다면 양보""한나라당 입당은 한나라당도 나도 죽는 길"
  • ▲ 이석연 전법제처장ⓒ
    ▲ 이석연 전법제처장ⓒ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16일 "시민사회와 보수우파뿐 아니라 중도를 아우르는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전 처장은 이날 오전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3기에 걸친 한나라당 소속 시장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고, 한나라당만으로는 (서울시장 보선이) 어렵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의 시대흐름이 나로 하여금 침묵ㆍ외면할 수 없게 하는 상황"이라며 "중도ㆍ보수 세력을 아우르는 동시에 헌법적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시민세력을 대표하는 차원에서 보선에 나설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보선에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는 데 대해서는 "내가 한나라당에 입당해 경선을 통해 뽑힌다 해도 시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므로, 한나라당에 들어가는 것은 한나라당도, 나도 죽는 길"이라며 "다만 범여권 단일후보가 필요하므로 추이를 지켜볼 것이며, 범여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로 인해 범여권 또는 시민세력이 분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나로 인해 분열된다면 마음을 비우고 모든 것을 희생할 수도 있으며, 나보다 더 나은 적임자가 있다면 양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과의 범여권 단일후보 경쟁이 예상되는데 대해 "지금 한나라당 이름으로 경쟁한다면 시민사회가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한나라당을 포괄하는 새로운 차원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처장은 정국을 강타한 `안철수 돌풍'에 대해 "비주류에 그친 시민이 주류로 경쟁력을 갖게 된 점, 즉 비주류가 경쟁력을 갖는 게 시대의 흐름"이라며 "이 것이 `안철수 현상'의 기폭제가 됐다"고 진단하고 "`안철수 바람'이 얼마 지나면 잊혀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으며 이 같은 시대흐름을 정치권이 읽어내지 못하면 새 정치세력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행정수도 이전 반대 ▲헌법적 가치에 입각한 시민사회 운동 ▲소신ㆍ원칙에 따른 정부내 쓴소리 등을 꼽고 "나는 진보ㆍ보수 어느 쪽도 아닌 헌법적 실용주의자로, 사심없이 일해온 과정에 대한 평가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권 단일후보로 유력시되는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 "시민운동의 초석을 다졌고 많은 일을 한 좋은 분으로, 시민사회의 초법화ㆍ권력화ㆍ관료화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이는 등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다"며 "누가 봐도 `선거는 이런 것'이라는 점을 남기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전날 한나라당 주호영 인재영입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홍준표 대표와 통화한 사실을 거론하며 "홍 대표는 `꼭 도와달라'고 말했고, 주 위원장도 최적임자라는 의사를 전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