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나라당 후보가 선출된 뒤 단일화 참여
  • 홍(洪)이라는 이름을 가진 낚시꾼이 근해에서 월척을 낚았다.

    이번에 낚아 올린 대어는 양어장 물고기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이 물고기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다소 서먹한 면은 있지만 낚시꾼 사이에서는 꽤나 ‘힘 좋기로’ 명성이 자자하다. 

    옆집 손(孫)이라는 이름을 가진 낚시꾼에게 번듯하게 자랑하고 싶다.

    이 물고기를 양어장에 넣으려니 도리질을 친다. 어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던 대장 물고기도 심기가 불편해 보인다. 서로를 마주 본 물고기가 한바탕 신경전을 펼친다.

    고민이다. 하지만 낚시꾼은  반드시 양어장에 이 물고기를 넣고 싶다. 그동안 쓸만한 대어를 낚기 위해 그만한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 ■ 이석연, 한나라당 경선 참여할까?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범여권 후보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나경원 최고위원과의 ‘빅매치’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이 전 처장은 16일 “서울시 행정은 정치와 전문성이 필요한 곳으로 범여권과 중도시민우파 사회의 단일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또 그런 구도라면 제가 (후보로)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한나라당에 들어가 경선을 하는 것은 한나라당도 죽고 나도 죽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입당과 관련해 “범여권 중도후보로 나서야 승산이 있지만 후보단일화 이후 한나라당 입당은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범여권 단일후보가 될 경우 본선에는 한나라당 후보로 나설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단 한나라당 후보가 선출된 뒤 범여권 단일후보 선정 과정에 참여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도 이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수도 서울 이전 반대 헌법소원을 한 사람으로 서울시민에게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검정고시 출신에 경실련 등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했고 정부 각료를 지낸 사람으로 시장후보로서 상당히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김 사무총장은 당내 경선 여부에 대해 “모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으며 이 전 처장도 당내 후보의 조정 과정에 포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친박계도 일단은 호의적인 분위기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시민들의 생활 구석구석을 다뤘던 경실련에서 활동한 데다 법제처장을 지낸 경력에서 별 흠결은 없다”고 평가했다. 다른 의원도 “원칙을 지키고 깨끗한 이미지라는 점에서 괜찮은 카드”라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 나경원 “나 지금 불편해요···들러리 싫어요”

    이석연 전 법제처장 영입이 가시화되자 나경원 최고위원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나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시장 보선후보 선출방식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야당을 따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여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당내 경선을 한 뒤 외부 인사와 또 경선을 치르는 ‘투트랙’ 방식으로 서울시장 보선후보를 선출하는데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은 책임 있는 정당이다. 이제 더 이상 후보 선출 절차를 놓고 왔다갔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 최고위원의 한 지인은 “당 지도부가 야당 식의 후보 선출 방식을 고집하는 등 당 밖의 인사를 위해 (당내 인사가) 들러리를 서는 경선을 치르려 한다면 나 최고위원이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