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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충돌해서 다시는 그분(박원순 변호사)이 기회가 없게 되는 것보다 당선이 아슬아슬 할 수는 있지만 정말로 그분이 원하시면 그쪽으로 밀어드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번 주 초 그분을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눠 본 다음 판단할 문제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4일 한 인터넷 매체와 만나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싼 속내를 비교적 상세히 밝혔다. 그는 51대 49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출마를 결정짓지 않은 상태라고 했으나, 그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은 박원순 변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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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장 출마가 가시화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4일 "서울시장 출마여부의 가장 큰 고민은 박원순 변호사"라고 털어놨다. ⓒ 연합뉴스
안 원장은 “서울시장 출마여부의 가장 큰 고민은 박원순 변호사다. 서울시장 출마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그 어떤 것에 대해 이렇게 확고한 생각을 말한 게 처음이라 저도 고민된다”고 말했다.
그는 “박 변호사는 저의 심정적 동료, 마음속의 깊은 응원자로 백두대간 종주 중에도 최근 두차례 이메일을 보내와 답을 드렸다. 이번 주 초에 직접 둘이 만나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역사의 흐름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희생할 각오와 준비가 돼 있다. 서울시장 출마할지, 박원순 변호사 같은 좋은 준비된 분에게 양보할 지 그것이 현재의 가장 큰 고민”이라 했다.
당초 언론 등을 통해 무소속 출마가 유력시 됐던 안 원장은 이날 야권진영과의 단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만약 내가 출마하더라도 한나라당이 서울시장을 다시 차지하면 안된다는 점에서 야권진영과 단일화는 얼마든지 고려할 수 있다.”
그는 한나라당이 서울시장을 다시 배출하는 일을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출마-불출마 여부, 야권후보와 연대 여부 등 그 어떤 결정도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결정은 절대 안할 것이다.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만일 어떤 (출마 여부) 길을 선택한다면 그 길의 가장 중요한 좌표는 이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부터 서울시장 후보로 여야의 숱한 러브콜을 받았던 그가, 보궐선거 출마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를 검토하는 이유도 이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오세훈 시장 사퇴 이후 한나라당이 다시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 있다는 여론의 흐름을 보고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 나라도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볼 때 제일 중요한 것은 그 결과가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면 안 된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출신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최근 여러 언론인터뷰를 통해 안 원장을 이끄는 것처럼 보도되는데 대해 “그렇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윤 원장은 3개월 전에야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만났다. 내가 만나 조언 듣는 3백여명의 멘토 중의 한 분”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그분이 선의로 제3당 창당 등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너무 많이 해 당혹스러웠다. 엊그저께 그분에게 그런 생각들이 제 생각이랑 많이 다르니 앞으로 그러지 마시라고 정중히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