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하루 종일 박근혜 입만 바라봤다끝끝내 침묵, “이유 모르는바 아니지만…”
  • 주민투표가 한창이던 24일 오전 11시 30분 서울시청. 투표율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자 상황실을 급히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얼굴에서 다급함이 묻어났다.

    항상 자신이 넘쳤던 그의 얼굴에 핏기가 사라져있었다.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은 비우고 있다”는 측근의 말이 실감날 정도였다.

    이날 하루 서울시청은 그야말로 절박했다. 주사위는 던져졌지만, 마지막까지 한 사람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박근혜 전 대표 얘기다.

    무려 1년이 넘게 무상급식 하나만으로 싸워왔던 오세훈 시장이다. 정권 말기의 이명박 대통령보다, 같은 아젠다로 고민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손길보다, 더욱 절실했던 것이 박 전 대표의 ‘말 한마디’였다.

    오 시장 측은 무상급식 논란이 일기 시작할 무렵부터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박 전 대표 측의 지원을 타진해왔다. 15% 정도로 추산되는 견고한 친박 지지층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서였다.

    “철저히 버림받았다.” 오 시장의 한 측근의 몇몇 기자들과 잠시 가진 티타임에서의 말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그가 분노하는 이유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끝끝내 입을 다물었다.

    “청와대 입성을 눈앞에 둔 박 전 대표의 입장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기자들 앞이라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이 측근은 말을 끝까지 잇지는 않았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는 모두 다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