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따라와 준 직원들 모두 고맙다”거취 표명 소회와 복지철학 등 피력
  • ▲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시장직 진퇴 여부 연계 방침을 밝히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시장직 진퇴 여부 연계 방침을 밝히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이번 발표의 소회와 복지철학 등을 담은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발송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사내인트라넷을 통해 서울시청과 산하 사업소 직원 1만121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어제 발표를 하며 저와 동고동락하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 생각에 가슴이 더욱 먹먹했다”며 직원들에 대한 미안함을 먼저 표시했다.

    오 시장은 “복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상황에 처한 저에게 이번 주민투표로 민심을 확인하는 일이 역사적 책무라고 하지만, 저를 믿고 여기까지 함께 와준 직원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제 취임 이후 업무와 야근이 많아져서 힘들다는 호소 많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은 제가 추구하는 시정철학을 이해하고 실행해 줘 참으로 고맙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번 주민투표가 지닌 의미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 전 직원과 제가 애정으로 함께 만든 자립, 자활형의 서울시 복지시스템은 우리의 자부심이자 대한민국 복지가 나아가야 할 미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4년간 공들여 만들어온 복지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해선 안 될 이유”라고 천명했다.

    오 시장은 “서울형 복지의 가치는 우리 손으로 만들고 발전시켜온 저와 여러분의 비전이기에 더욱 더 소중하다. 저는 서울형 복지체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뛰어온 여러분의 진심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오세훈 시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전문

    사랑하는 서울시 가족여러분.

    어제 시장직을 걸고 이번 주민투표에 책임지겠다는 발표를 하며 저와 동고동락하고 있는 서울시 가족 여러분들 생각에 가슴이 더욱 먹먹했습니다.

    복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되는 상황에 처한 저에게 이번 주민투표로 민심을 확인하는 일이 역사적 책무라고 하지만 저를 믿고 여기까지 함께 와준 우리 직원들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마음입니다.

    우리 직원들은 지난 5년간 시민이 감동하는 민원시스템, 청렴도 1위 조직, 성과에 따른 인사시스템을 만들어 전국 어느 공공기관보다 선도적인 변화를 만들어왔습니다.

    유난히 많은 비와 눈 때문에 여름이면 수방대책에 겨울이면 제설대책에 밤낮없이 고생하는 직원들을 현장에서 만나보면 알 수 있듯이, 여러분은 시민을 위한 일을 앞에 두고 어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또, 몇 년 걸리는 장기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전 부서가 모든 사업을 일자리와 연계해 도시경쟁력에 있어서는 20위권 밖의 서울을 9위 도시로 도약시켰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우리는 세계 Top5도시로 가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제 취임 이후 업무도 야근도 많아져서 힘들다는 호소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직원들은 제가 추구하는 시정철학을 이해하고 실행해 주었습니다. 불만도 많았을 텐데, 열심히, 최선을 다해줬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제가 시의회의 숱한 반대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온 가장 큰 버팀목은 시민들과 우리 직원들이었습니다.

    특히 ‘서울형 그물망 복지’는 서울시 전 직원과 제가 애정으로 함께 만든 복지체계입니다.
    처음엔 복지국 부서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여성, 어르신, 장애인, 청소년, 저소득층의 5대 사회약자계층과 주거, 문화 등 시정 전 영역에 도입하고 접목해 복지가 물과 공기처럼 흐르는 서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직원여러분.

    지난 4년간 서울의 복지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모두들 잘 아실 겁니다. 지금은 서울형 복지사업이 조직 전체에 뿌리내리고 이제는 정착단계로 향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스스로 꿈을 키워나가며 어려운 분들의 삶이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뀌는 것을 우리는 함께 지켜보았습니다. 그것은 실로 작은 혁명이었고, 변화의 바람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자립, 자활형의 서울시 복지시스템은 우리의 자부심이자, 대한민국 복지가 나아가야 할 미래입니다. 이것이 바로 4년간 공들여 만들어온 복지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해선 안 될 이유입니다.

    특히 서울시 복지의 가치는 우리 손으로 만들고 발전시켜온 저와 여러분의 비전이기에 더욱더 소중합니다.

    저는 서울형 복지체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뛰어온 여러분들의 진심을 믿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곳을 먼저 살피는 여러분의 따뜻한 가슴과 눈을 믿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직원 여러분들이 저와 함께 세계5대 도시로 함께 갈 것을 믿습니다.

    지난여름의 노고 다시 한 번 치하합니다. 직원 여러분의 가정에 또 부서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2011년 8월 22일
     서울시장 오세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