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예슬이 '스파이 명월' 회식 자리에 참석한 모습.  ⓒ사진=이김프로덕션
    ▲ 한예슬이 '스파이 명월' 회식 자리에 참석한 모습. ⓒ사진=이김프로덕션

    풍비박산 '스파이 명월', 저녁 회식으로 기사회생?

    배우 한예슬의 '막 가는' 행보로 존폐 위기에 놓였던 KBS 2TV 월화드라마 '스파이명월'이 기사회생했다.

    '스파이 명월'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18일 오후 스태프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회식 자리를 갖고, 잠시 '한예슬 사태'란 늪에 빠져 허우적댔던 드라마를 다시 일으키자는데 합의했다.

    일찌감치 촬영을 마치고 술자리를 연 이들은 뒤늦게 복귀 의사를 밝히고 촬영장에 합류한 한예슬을 위로하는 한편, 서로간 쌓인 오해와 앙금을 푸는 '대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한예슬과 에릭을 비롯, 고영탁 KBS 드라마제작국장, 황인혁 피디, 이김프로덕션 대표 등 연기자, 제작사, 방송사 관계자가 모두 참석해 술잔을 기울였는데, 점심 회식에 이어 두번째로 전 스태프가 모인 까닭에 한결 분위기가 부드러워지고 화기애애했다는 게 한 제작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트위터 발언으로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던 에릭은 오히려 한예슬을 감싸고 배려하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고.

    사실 에릭은 한예슬이 귀국한 17일 오후, 누군가에게는 비수가 될 수 있는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후배들의 미래를 위한 행동이었다'는 한예슬의 해명에 대해 "매일 살 부딪히는 동생·형님 같은 스태프가, 누군지도 모르는 제 미래의 후배보다 더 소중하다"며 스태프의 고생을 뒷전으로 미룬 한예슬의 교만을 지적했고, "막상 다시 아무렇지 않은 척 촬영을 이어가는 모두의 마음은 편치 않다"고 밝혀 시시비비를 가리지도 않은채 한예슬의 복귀를 승인한 방송사에 일침을 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 도미한지 이틀만인 지난 17일 오후, 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배우 한예슬.
    ▲ 도미한지 이틀만인 지난 17일 오후, 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배우 한예슬.

    그러나 에릭은 18일 오전 한예슬이 합류, 촬영이 재개되자 꼿꼿하던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예슬이를 응원해주길 바란다"며 자신의 트위터에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는 프로 의식을 보였다.

    에릭은 "여주인공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입장도 알리고 누명을 벗겨주고 싶었다"며 전날 자신이 올린 '트위터 글'을 해명한 뒤 "예슬이도 실수는 있지만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이기에 팬 입장에서 끝까지 힘이 되어 달라. 저도 오늘 회식에서 단둘이 오빠로서 따끔히 할 말은 해주고 다시 예전처럼 받아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발언대로 촬영장에서 한예슬을 더욱 살갑게 대했고, 스태프 전원이 함께하는 점심 회식을 직접 마련해 서로 화해할 수 있는 기회와 장소를 제공했다.

    한 제작관계자는 "한예슬의 출연 거부로 '결방'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사태가 스태프와 출연진의 분발을 촉구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오늘 회식을 통해 이전보다 더욱 끈끈해진 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예슬이 복귀, 극적으로 화해무드를 탄 '스파이 명월' 제작진은 한예슬을 상대로 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 청구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한 관계자는 "어렵게 화해가 성사된 마당에 드라마 촬영 후 한예슬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드라마가 조기종영됐으면 모를까, 이번 사태가 법적소송으로 비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15일 한예슬이 출연 거부 의사를 밝히고 미국으로 떠났을때 제작진과 싸이더스HQ는 드라마, 영화, CF 등의 손해액수를 합산, 약 300억원대의 소송을 진행할 뜻을 비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