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에 쏙 들어온 李相宜(이상의) 前 합참의장의 리더십 이야기
-<세레노 리더> 독후감
李庚勳(조갑제닷컴 인턴기자)
李相宜(이상의) 前 합참의장(35代, 육사 31기)이 최근 <세레노 리더>(소금나무)를 출간했다.
젊은이들을 위한 리더십 책이다. 일종의 자기계발서이다.
언젠가부터 자기계발과 관련된 책이 書架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나는 ‘으레 뻔한 내용’만을 써놓고, ‘실천’과는 별개인 자기계발서를 피해 왔다.
<세레노 리더>는 달랐다.
‘軍 최고 선임자였던 사람이, 천안함 爆沈으로 인해 군복을 벗어야만 했던 그가, 어떤 내용을 적었을까’하는 궁금증이 이 책을 펼쳐 보게 하였다. 4星 장군 출신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책의 ‘내용’보단 ‘누가’ 썼느냐에 초점을 맞춘 독서였다. -
李 前 의장은 陸士(육사)에선 공학도였고, 대학원에서는 군복을 입고 심리학을 공부했다. 정반대의 학문을 공부한 그는, 군인이 쓴 글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딱딱한’ 문체와는 다른, 부드러운 문체를 구사했다. 자신의 경험과 예화를 인용해 전개되는 책은 페이지를 거듭할수록 속도가 붙었다.
그는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자기 자신을 밖에서 관찰하며, 주인공으로 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선 핵심가치를 찾고, 분명한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군복을 입고 일생을 살아온 그에게 ‘핵심가치’는 ‘승리’였다. 이기기 위해선 ‘합리적’이어야 했다. 그에겐 사실에 기초해 냉정하게 판단하는 합리성만이 핵심가치를 지키는 방법이었다.
이 책에서 재확인한 교훈이 있다. ‘독서’와 ‘멘토(mentor)’의 중요성이다.
그는 바쁜 군 생활 중에도 책 읽기를 거른 적이 하루도 없다고 썼다. 이 장군은 독서를 ‘긴호흡’이라고 말한다. 이 긴호흡을 통해 ‘자기통제력’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많은 선배 장교의 애정 어린 조언이 없었다면, 지금의 李 장군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멘토가 없으면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된다고 적었다. 그가 1차 장군 진급에 실패했을 때, 一面識도 없는 한 선임 대령이 그에게 다가와 “동료들에게 잘하게”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이 조언을 듣고 자신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고백한다.
그는 스토리 파워(Story Power)와 시스템 파워(System Power)를 調和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라고 주문한다. 스토리 파워는 일종의 ‘동기’이고, 시스템 파워는 ‘기술, 시스템’이다. <어린왕자>에는 ‘배를 만들게 하려면 먼저 푸른 바다를 보여줘라!’는 문구가 나온다. 스토리 파워는 사명감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한다. 시스템 파워는 조직이나 개인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방법이다.
‘동기’와 ‘기술,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형성된다. 군인으로 살아온 李 장군에게 스토리 파워는 ‘조국수호’이고, 시스템 파워는 ‘조국을 수호하는 구체적 방법’이었을 것이다. 조국수호에 청춘을 바친 그는, 자신감에서 우러나오는 단순함과 소박함을 자신의 스타일로 삼았다.
세레노는 이탈리아語로, ‘밝고 맑다’는 뜻이다.
영어로 고요함을 의미하는 ‘서린(Serene)과 같다.
이상의 장군이 말하는 ‘세레노 리더’란 明德(명덕)을 밝히는 리더이다. 스케일(Scale)이 커 차이에 관대하고, 디테일(Detail)해 세심하다. 단순‧소박함에서 나오는 미소가 있다.
독서를 통해 관대함을 기르고, 멘토로부터 세심함을 가다듬어, 자신감에서 나오는 미소를 보인다면 그가 세레노 리더일 것이다.
•시각에서 시야로 확장하라
•문제중심적으로 나를 보라
•단순함의 힘으로 몰입하라
•핵심가치의 분명한 관점을 가져라
•전투가 시작되면 작전계획서는 휴짓조각에 불과하다
<전투가 시작되면 작전계획서는 휴짓조각에 불과하다
참모들이 최초 수립했던 작전계획을 건의하면 롬멜은 이렇게 강조했다.
"작전계획이라는 것은 전투가 개시되면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현장에 적응하라!"
그렇다면 작전계획, 즉 이론이라는 것은 무슨 역할을 하는가. 이론은 장차 일어날 다양한 상황을 예측해서 압축시키는 일반화 과정이다. 바둑으로 치면 포석일 뿐이다.
그러므로 장차 벌어질 전투에 대비한 조건을 갖추는 것이 이론이며 일단 전투가 개시되면 다양한 상황에 맞는 수 싸움으로 국면을 타개해야 한다.
이론은 학습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현장감각은 다양한 경험에서 얻어진다.
그러니 젊은이들은 배움의 기회에 망설이지 말아야 하고 동시에 다양한 체험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핵심가치는 현장에서 찾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p.53>
<칭찬을 남발하지 마라
흔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말하는데 꽤 많은 사람이 이것을 리더십의 표본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칭찬도 하나의 방법과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칭찬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은 리더십의 기본을 모르는 소리이다.
군의 예를 들면 경험이 부족한 초급장교의 경우 인간 내면의 깊이와 리더십의 원리를 잘 알지 못한 채 단편적인 구호에 현혹되다 보면 선심성 인기에 끌려갈 수가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선심성 인기는 군의 기본적인 令(영)이 흐트러질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고래는 행동주의 학습원리를 이용해 얼마든지 춤을 추게 할 수 있다. 고래니까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고래가 아니고 만물의 영장이다.
그러나 군인들은 국가를 지키는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는 애국자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칭찬을 남발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그래서 나는 인기에 연연하는 생활의 편리성이 아니라 전투의 효율성 위주로 부대와 병사를 관리하라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마음 속으로 우러난 진정한 존경을 받기 때문이다.
군을 비롯한 조직원은 칭찬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조직을 이해하고 그 목표달성을 위해 자신을 헌신해야 한다. p.137~138>
<믿음의 힘은 정직에서 나온다
정직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자신을 믿는 힘이 생긴다. 정직은 자기도 모르게 강한 힘을 발휘하게 만다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나는 남들보도 외모와 학벌, 실력에서 뒤지지만 정직의 힘으로 자신을 끌어올린 사람으로 연기자 김갑수를 꼽니다.
그는 <님의 침묵>이라는 연극을 하면서 한 달 동안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연극을 하면서 하는 말 이외에 일상의 모든 대화를 차단한 것이다. 연극 후 술자리에도 끼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김갑수의 이런 자세를 자기를 믿고 완벽하게 몰입하는 정직이라고 본다.
정직은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정직은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것이고 내가 나를 자랑할 수 있을 만큼 나에게 충실한 것이다. p.192~193>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다
나는 천안함 사건을 겪으면서 다음의 다섯 가지를 짚어보고 싶었다.
1. 적을 가볍게 보지 않았는가
2. 위기 대응 시스템을 갖추는데 만족하고 그 작동에 대해 안이하지 않았는가
3. 국방의 인식을 값비싼 무기체계로만 연결하고 정신전력을 소홀하게 여기지 않았는가
4. 육, 해, 공 삼군의 합동성 강화보다 자군 이기주의에 집착하지 않았는가
5. 강한 병사를 양성하는데 치열했는가
p.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