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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반년 넘게 지속해온 유별난 `투쟁복' 시위를 접는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다음달 1일부터 투쟁복 대신 정식 근무복을 입고 출근하기로 했다. 외환은행의 `드레스 코드'는 정장 차림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추진 계획이 알려진 지난해 12월 이후 겨울철에는 파란색, 여름철에는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하나금융 반대 시위를 펼쳐왔다.
시위가 장기화하다 보니 금융 중심지인 명동 일대에서는 옷만으로도 외환은행 노조원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지나친 시위에 따른 외환은행의 영업력 약화를 우려한 금융권 인사들은 한결같이 투쟁복을 바라보며 "뛰어난 인재와 훌륭한 영업기반을 가진 외환은행이 망가지고 있다"며 혀를 차기도 했다.
노조는 은행의 이미지가 갈수록 나빠지자 투쟁복을 버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노조는 아울러 이달 초 1조원에 육박하는 고배당 직후 해명이나 사과 한마디 없이 출국한 점을 문제 삼아 지난 25일부터 펼쳐온 행장 출근 반대 투쟁도 접기로 했다.
여기에는 외환은행 사측의 `통 큰' 양보도 한몫했다.
래리 클레인 행장은 이날 장기 발전 전략을 제시해달라는 노조의 요구에 부응해 재무안정성 확보 노력, 신갈연수원 증설과 직원 연수 기회 확대, 하반기 신규 영업점 개설 등을 약속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노사간에 대화와 협상이 잘 이뤄진 결과"라며 "앞으로는 노사가 힘을 합쳐 시장에서 신뢰 회복과 영업력 강화를 위해 힘쓴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철 노조위원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투쟁복 착용은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며,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다시 착용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