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차례 흉기에 찔려… 20M 턱에 걸려 '구사일생'
  • 남편에게 수차례 흉기로 찔린 뒤 100m 절벽 아래로 떠밀린 아내가 목숨을 건졌다.

    20일 오후 6시 30분 한 여성이 강원도 미시령 옛길 정상 부근 도로에서 실신한 상태로 운전자 정모씨(29)에게 발견됐다.

    고 모씨(44)로 밝혀진 이 여성은 배에 칼을 네 차례나 맞아 피투성이 상태였다. 운전자 정씨는 즉시 119와 경찰에 신고했고 고 씨는 속초 삼성병원으로 후송돼 봉합 수술 후 목숨을 구했다.

    놀랍게도 고 씨는 100M 높이의 절벽에서 추락했다가 20M 부근에 있는 턱에 걸렸고 중상을 입은 채 위로 기어 올라가 살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강원 고성경찰서는 24일 아내를 흉기로 찌르고 나서 절벽 아래로 밀어뜨려 숨지게 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남편 최 모(56)씨를 구속했다.

    아내 고 씨는 수원의 직장에서 남편은 양양군의 공사 현장에서 일하며 따로 생활했다.

    고 씨가 17일 휴가를 받아 남편이 사는 고성군으로 찾아와 함께 지냈다. 그러나 19일 아내가 집으로 돌아간다고 하자 남편은 "다른 남자가 생긴 것 아니냐"며 고성군 토성면 공터에서 흉기를 휘둘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최 씨는 쓰러진 아내를 차에 싣고 미시령 옛길 정상 부근으로 올라가 100m 절벽 아래로 떨어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내가 숨진 것으로 생각한 최 씨는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고 양양군 서면 조침령 터널 부근에서 아내가 챙겨온 옷가지와 소지품을 태웠다.

    고 씨는 다행히 절벽에서 떨어지다가 20m 부근의 턱에 걸렸고 가까스로 기어올라와 도로에서 실신했다. 그녀는 운전자 정 모(29)씨에 의해 다음날인 20일 오후 6시 33분께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남편의 소행이 드러났다. 고 씨는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복부를 네 차례나 찔린 상태에서도 절벽에서 기어올라온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고 씨가 과다 출혈로 숨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몸을 바짝 웅크리고 쓰러져 있었기 때문에 출혈을 줄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살려고 위쪽으로 기어올라온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씨는 경찰에서 "올해 초 재혼한 아내와 줄곧 떨어져 지내다 보니 아내의 불륜이 의심돼 홧김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