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대선 불법자금, 검찰 적발액수는 일부일뿐"자서전 [보수의 길, 소신의 삶]에서 밝혀
  • 2004년 3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는 탄핵안이 실제로 통과될 것으로 확신하지 않았지만,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저항이 약해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토로했다.

    최 전 대표는 16일 발간된 자서전 '보수의 길 소신의 삶'에서 "그해 3월12일 본회의에 앞서 가진 의원총회에서 '오늘 (탄핵안) 표결을 시도하겠지만 안 될 것이다'고 말했었다"고 회고했다.

  • 그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에서 극렬하게 막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박관용 당시 국회의장이 의장석에 앉는 것은 방해했지만 정작 탄핵소추안에 대한 무기명 비밀투표는 사실상 수수방관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실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이란 확신이 없었는데 예상치 않게 그날로 가결됐다"며 "특히 방송이 국민감정을 자극해 그토록 거센 역풍이 불도록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최 전 대표는 "노 대통령은 일부러 탄핵을 불러오려고 저러는가 하는 생각까지 들만큼 불법적 선거개입과 측근들의 부정부패에 대해 끝까지 사과를 거부했다"면서 "탄핵은 노 대통령 자신이 자초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2002년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가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823억원보다 더 컸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앞둔 2004년 2월께 법조계 출신의 지인으로부터 "삼성에서 추가로 300억원이 한나라당으로 갔다는 게 드러났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훗날 당내 한 핵심인사에게서도 "당시 검찰에서 드러난 것은 전체의 일부분일 뿐이다. 드러나지 않은 것들, 작은 것들도 숱하게 있다"는 발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최 전 대표는 또 17대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표에게 공천심사위원장직을 제안하려 했으나, 이재오 사무총장이 '독재자의 딸'이라고 반대해 맡기지 못한 사연도 소개했다.

    그는 "6.2 지방선거와 4.27 재보선에서 패배하고도 한나라당이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이러다 한국 보수세력 전체가 함께 침몰하지 않을까 안타깝다"고 한나라당에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