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에 이름을 올린 정동영 의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정 의원은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에 들러 탄핵서명란에 사인을 했는데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보인 행동과는 사뭇 다르다'는 비판이었다.

    특히 정 의원의 ‘탄핵서명’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와 맞붙었던 후보의 행동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대선 패배자가 집권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현직 대통령 탄핵안에 서명한다는 것은 도의적으로 어긋나고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 ▲ ⓒ 뉴데일리
    ▲ ⓒ 뉴데일리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정 의원은 '대통령 탄핵소추를 하면 자멸의 악수가 될 것'이라며 '탄핵'에 강한 반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당시 야권이었던 한나라당에 여야대표회담에서 탄핵소추안을 철회하자고 제안한 뒤 "정치적 자해행위"라는 말까지 운운했다. 하지만 당시 탄핵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적법한 헌법절차를 밟아 추진하던 것으로 집회에 나선 시민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아 추진하는 지금의 '탄핵 움직임'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다.

    이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지자 '친노탈색'에 앞장섰던 정 의원이 '노무현 사망정국'을 이용한다"며 상당수 시민단체에서는 정 의원의 행동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보수 성향 시민단체 한 간부는 "10일 행사에 가서 보니까 정 의원이 노 전 대통령 분향소에 조문을 왔는데 상주 역할을 하는 사람이 정 의원을 반기질 않더라"며 "그런 사람이 노 전 대통령과 민주주의라는 명목을 내세우는 게 기가 찬다"고 비난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지난 2007년 대선 패배에 대해 "국민적 고통을 초래한데 대해 한없이 부끄럽고 죄스럽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대선의 경쟁자로서, 또한 패배자로서 침묵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 생각했다. 할 말이 있어도 참고 또 참았다"며 "이 정부에 대한 원망과 한숨소리가 커질수록 죄책감은 더욱 무거워졌다. 지금 이 순간 그 침묵이 더한 죄가 돼 가슴이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용산철거민 사망사고와 관련해 한 신부에게 '지난 대선 때 정 의원이 조금만 잘했더라면 이런 참사가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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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속 정동영 의원은 지난 10일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가 차려진 서울 덕수궁 대한문에 들러 '이명박 대통령탄핵 서명운동'에 이름을 올렸다 ⓒ 조선일보 캡처 

    이재교 (인하대 법학)교수는 "탄핵이라는 것은 공직에서 내쫓는 '파면'을 뜻하지 않느냐"며 "굉장히 사유가 중대해야 할 수 있는 것인데 이 대통령이 탄핵까지 할 만큼의 법 위반이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런 일들은 정치공세"라고 지적했다.

    포털사이트에도 비판의견이 많았다. 아이디 'lawkim'은 "참으로 편리한게 정치인이라지만 노무현 탄핵때는 울고불고 온갖 난리더니 이젠 팔 걷어붙이고 탄핵을 주장한다고? 대체 무엇을 탄핵해야 하는지 내용이 불분명하지 않은가" 라고 따졌다.

    'leeiny'는 "명색이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이 대통령 권한을 탄핵하는 소추안에 거리서명을 하고 있느냐"고 질타했다. 'ws5522'는 "승자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참된 민주주의의 모습을 배우길 바란다"며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 위선의 극치를 보이는 정치인들이 많다. 자기들이 했던 행동과 현재 행동을 돌아보며 500만표 차이로 패배의 원인을 깨닫기 바란다"고 말했다.

     'czar0314'은 "그 손으로 북한의 핵 평화적 사용촉구와 3대 세습포기를 위한 서명을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고 'beom57'은 "서명은 자기의 이름을 쓰는 것으로 책임진다는 의미다. 또 한번 서명하면 무를 수 없다는 것을 알고나 있느냐"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