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 인구 중 출생자 수가 이민인구 추월
  • 미국에서 보수주의 유권자 단체 '티파티'에 이어 히스패닉계 유권자 단체인 `테킬라파티'가 출범을 앞두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4일(현지시각) 테킬라파티가 미국의 정치지형을 바꾸는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테킬라는 멕시코 고유의 술 이름으로, 히스패닉계가 모인 이 단체의 성격을 대변해준다.

    테킬라파티의 출범 목적은 이민과 관련한 논쟁에서 히스패닉계가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선거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것이다.

    미국 내 히스패닉 인구는 5천여만 명으로 전체 미국 인구의 16.3%를 차지해 미국 내 최대 소수인종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히스패닉계 투표율은 매우 낮아 인구 수에 비해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

    히스패닉계가 정치세력화를 꾀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조지아, 앨라배마주, 사우스 캐럴라이나주 등 미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잇따라 반(反)이민법 제정 움직임이 일었기 때문이다.

    조지아주의 경우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뼈대로 하는 이민법을 제정했으나 애틀랜타 연방 지방법원이 주 및 지역 경찰이 불법체류자를 숨겨주거나 이동시켜 주는 사람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등 일부 조항에 대해 효력발생 금지명령을 내린 바 있다.

    테킬라파티는 이달 말 캔자스주에서 첫 모임을 열고 공식 출범한다. 캔자스주는 국경과 떨어진 곳이지만 주의회 의원이 불법 이민자들을 국경에서 "돼지처럼 사살해야 한다"고 제안해 논란이 됐던 곳이다.

    티파티가 강화된 `이민법'을 지지하고, 공화당과 손을 잡은 반면 테킬라파티는 현재까지는 특정 당과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공화당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히스패닉계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했다. 공화당은 이에 따라 올 초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자 히스패닉계 부인을 둔 잽 부시를 대선 경선에 출마하도록 설득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역시 취임 초 1년 내 포괄적인 이민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민 개혁이 지지부진하면서 히스패닉계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불법 체류자 자녀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할 기회를 주는 `드림 법안'(Dream Act)은 현재 의회에서 표류 중이다.

    이에 따라 대선 당시 73%에 달했던 히스패닉계의 민주당 지지율은 52%로 하락했다.

    테킬라파티를 주도하는 공화당 소속 디디 가르시아 블라세 애리조나 주 의원은 "테킬라파티를 `안티 오바마 운동'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며, 티파티처럼 정치인들을 맹비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운동은 투표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히스패닉계 인구에서 출생자 수가 이민자 수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퓨 히스패닉 센터(Pew Hispanic Center)가 미 인구통계국과 정부 자료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멕시코계 미국인들의 출생자 수는 지난 10년간 720만명이 늘었으나 새로운 이민자 수는 420만 명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멕시코계 미국인들은 미국 히스패닉계(라틴계)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이 불법 이민을 근절하고 멕시코 국경 폐쇄를 위한 노력에도 히스패닉계 인구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며 이는 문화적, 정치적으로 히스패닉계의 다양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