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내 친이-친박 연대 성립하나

  •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측근인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하는 당직 인선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지도부 내에서 새로운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바로 비주류 대표와 ‘친박(親朴)-친이(親李) 연대’의 대치 구도다. 홍 대표 대척점에는 친박계 중심으로 자리잡은 유승민 최고위원과 친이계 핵심인사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원희룡 최고위원이 있다.

    두 최고위원은 12일 당직 인선을 두고 “정치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한 목소리로 ‘철회투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친박-친이계의 한시적 연대로 비쳐질 수 있지만, 향후 홍 대표에 대한 거센 견제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두 최고위원이 손을 잡고 ‘당무 거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들은 신임 사무총장을 정치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말까지 던졌다.

  • 원희룡 최고위원은 계파색이 엷은 3선 정도의 경험이 있는 중립적인 인사가 사무총장을 맡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원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고집하는 것에 대해 “사람이 없다면 이해를 할 수 있겠지만 인재들이 많은데 굳이 자기 사람을 심겠다는 것은 탕평인사와 정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가진 인터뷰에서 주장한 말이다.

    그는 이어 “홍 대표는 1년 전 안상수 대표가 초기에 출범할 때 캠프 출신 인사를 당직에 임명하려고 하니까 당직을 빌미로 해서 캠프로 끌어들인 것 아니냐. 이렇게 공격을 하면서 극단적으로 반대했던 예가 있다”고 꼬집었다.

    홍준표 체제가 출범하자마자 홍 대표의 최대 맞수로 떠오른 유승민 최고위원도 원 최고위원과 뜻을 함께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잇따라 가진 인터뷰에서 당직 인선에 대해 “사무총장 인선만큼은 캠프를 떠나 탕평인사를 해달라는 원칙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무총장은 공천 실무를 장악하는 공천 시스템의 핵심인 만큼 홍 대표의 측근을 앉히는 것은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홍 대표가 자신의 사무총장 인선을 관철시키려하자 원 최고위원과 동시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선 것 또한 그동안 당직 인선과 관련,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의견을 모아왔기 때문이다.

    당직 인선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한 홍 대표의 정치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홍 대표는 ‘김정권 사무총장’ 관철을 위해 다른 당직에의 ‘캠프 인사 배제’, 사무총장의 공천 전횡을 막기 위한 국민경선제 도입 등의 절충안을 받아들인 상태다.

    이 때문에 7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유-원 최고위원을 제외한 5명이 당직 인선안을 받아들였고, 남은 과제는 유-원 최고위원의 반발과 지도부 내 불협화음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날 당직 인선안을 처리한 뒤 홍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자청, “최고위원회의는 당헌상 합의제가 아니라 의결제”라고 반박했다. 유-원 최고위원이 그 대상이었다.

    그는 “사무총장 자리 하나 갖고 ‘사당화’를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또한 “당 대표는 여태 청와대가 사실상 내정하고 당에 통보하는 형식을 취해왔는데 지난주 제가 김정권으로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것이 당 선도론”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 운영은 홍준표 중심으로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