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당직 인선안 비토하던 홍준표가 이제는...?
  •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당직 인선’을 놓고 삐걱거리고 있다.

    전 지도부에서 불거진 당직 인선안 갈등이 새 지도부에서 그대로 재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가 사무총장에 측근인 김정권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다른 4명의 최고위원들이 모두 ‘거부권’을 행사하고 나선 것이 사태의 시작이다.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사무총장과 1·2 부총장, 여론조사를 하는 여의도연구소장은 공천의 공정성과 직결되는 자리이기 때문에 (홍준표) 캠프인사는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홍준표계의 당직 독식”이라고 지적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당직 인선이 이런 식으론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문제 삼았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사무총장 한 건이 아니라, 당직 인선 전부를 봤을 때 탕평인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안상수 전 대표의 당직 인선안을 강하게 ‘비토’했던 홍 대표가 이번에는 본인의 당직 인선안을 최고위원들에게 거부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홍 대표는 하루에도 수차례씩 최고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직 인선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 측은 “설득이 아닌 협의”라고 표현할 정도로 몸을 낮추고 있다.

    당직 인선 진통이 이어질 경우 서민·민생 행보 등 당면 과제 추진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가 ‘봉숭아학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18대 국회 첫 원내대표단으로서 함께 활동한 재선의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홍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 대표와 호흡이 맞는 사무총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홍 대표는 8일 “당직 인선과 관련해 현재 최고위원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다음 주까지는 인선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 대표가 공천 관련 4개 당직 중 사무총장만 ‘측근 인사’로 기용하고 다른 3개 당직에는 탕평 인사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최고위원은 “사무총장 인선안을 살리려면 나머지 3개 직은 비(非)캠프 인사로 기용해야 한다”는 의사를 홍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주말 동안 최고위원을 비롯해 당 안팎의 의견을 수렴한 뒤 10일 당 정책점검을 위해 마련된 최고위원·정책위의장단 워크숍을 계기로 최종 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져 당직 인선이 전 지도부처럼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