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올여름 건설현장에 대학생을 대거 동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탄생 100주년이자 강성대국 진입의 해로 선포한 내년을 앞두고 평양시 10만호 살림집 건설 등 대형공사 건설현장에 대학생을 투입하고 있다는 얘기 등이 흘러나오고 있다.

    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국제적인 대학언론 매체인 '유니버시티 월드뉴스'는 북한 대학생이 지난달 27일부터 학업을 중단하고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피터 휴즈 평양주재 영국대사를 인용해 "공식적인 휴교령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평양의 대학생들이 2012년 4월까지 평양 근처의 건설 현장에 동원된다"고 밝혔다.

    또 VOA는 최근 방북했던 찰스 암스트롱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학생들이 지난달 말부터 건설현장에 동원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달 28일 북한이 대학생들을 건설현장에 동원하려고 내년 4월까지 10개월간 모든 대학에 휴교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북한은 청년들의 만수대지구 야간작업까지 소개하며 평양의 건설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 대학생들이 방학기간 각종 공장·기업소 등에 투입돼온 게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북한은 1990년대 후반 평양-남포간 고속도로 건설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일 때도 '청년돌격대원'으로 평양의 대학생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평양 시내에서 10만호 건설이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려고 군인뿐 아니라 대학생을 동원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아무리 사회주의 국가라고 하더라도 학업에 신경써야 할 대학생을 장기간 건설현장에 내보낸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탈북 인사들도 대학생의 건설현장 동원이 장기간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말한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북한 대학교가 장기간 휴교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며 "북한이 특정한 건설사업을 앞두고 대학생들을 단기간 동원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공부하던 학생들에게 미화사업 이상으로는 일을 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도 "북한이 전국의 대학을 10개월이나 문닫은 사례는 없었다"며 "일부 대학의 휴교나 전국대학에서 단기간 휴교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북한도 최근 휴교령 보도를 의식한 듯 지난 2일 조선중앙TV를 통해 평양시 인민경제대학의 교직원과 학생 20여명이 전날 대학 창립일을 맞아 학교를 둘러보는 장면을 방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