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전시회.탈북자 증언.토론 이어져 북한 대사관 앞 시위 계획
  •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고발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23일 독일 베를린의 슈타지 박물관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탈북자 김혜숙(50) 씨의 증언에 이어 슈타지 박물관 프라우엔도르프 부관장의 사회로 김 씨와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 독일 외무부의 외른 로데 동북아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김혜숙 씨는 할아버지가 월남했다는 이유로 1975~2002년 평안남도 북창군의 `봉창리 제18호 관리소'에 수감됐고, 이후 한 차례 탈북을 시도했다가 2007년 다시 같은 수용소에 갇혔으나 2009년 4월 중국, 라오스, 태국을 거쳐 국내로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

    하태경 대표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지면 수용자들의 처우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하 대표는 또 "민주주의에 대해 아는 것으로 판단되는 북한 사람이 10년 전에는 전체 주민의 5%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0~30%로 급증했다"면서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바꾸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대북 라디오 방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데 과장은 "독일 정부도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북한 주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가지 구체적인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자선단체를 통해 농업 분야에 중점을 둔 사업도 하고 있고 영화, 음악 등 문화 교류 프로젝트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구동독에서 독일인과 결혼해 아이까지 있었던 북한 유학생들이 동독 붕괴 후 귀국한 경우도 많다"면서 "이들의 가족 상봉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토론회에 앞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고발하는 그림 및 사진 전시회가 같은 장소에서 개막했으며 북한 정권의 부도덕성을 고발하는 영상물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북한'이 상영됐다.

    북한정치범수용소해체본부는 다음달 2일까지 베를린, 런던, 프라하 등 유럽 3개 도시에서 전시회를 개최하는 한편 현지 북한 대사관을 방문해 인권개선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탈북단체 관계자들과 주독 한인, 현지 독일인 등은 24일 주독일 북한대사관에서 항의시위와 함께 정치범 명단을 북한 대사관 측에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