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나리타로 첫 취항..세계 6번째
  • '꿈의 비행기' A380이 이륙 준비를 끝냈다.

    대한항공이 지난 1일 에어버스사로부터 인수한 A380이 당국의 무선국 인가와 감항성 테스트 등 관련 절차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격'만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17일 일본 나리타로의 역사적인 첫 비행을 앞둔 A380은 하루 앞선 16일 언론을 대상으로 한반도 상공에서 두 시간짜리 시범 비행을 선보인다.

    '하늘을 나는 특급호텔'로 불릴 정도로 여객기 역사상 규모와 시설 등 모든 면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A380을 보유하게 된 대한항공은 이날을 글로벌 명품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는 역사적인 날로 선포했다.

    ◇'1+1'.. 여객기 두 대를 하나로 = A380은 전 세계에서 개발된 항공기 중 가장 큰 규모다. 2층짜리 객실이기 때문에 기존 항공기 위에 한 대를 더 얹은 것과 같다.

    A380을 제외한 가장 큰 여객기인 보잉사의 B747-400도 2층 구조이긴 하지만 앞부분만 제한적이어서 진정한 '2층 여객기'는 현재로선 A380이 유일하다.

    길이 72.7m, 너비는 79.8m에 동체 폭은 7.1m, 높이도 24.1m나 된다. 아파트 9층 높이라고 상상하면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최대 1만3천473㎞를 갈 수 있고 최대 운항 시간은 14시간48분이다.

    2층짜리이기 때문에 1층에 10개, 2층에 6개 등 출입문이 16개나 된다.

    B747-400은 길이 70.7m, 높이 19.5m, 너비 64.9m, 동체 폭 6.5m이다. 한 번에 1만2천429㎞를 날 수 있고 최대운항시간은 13시간 24분이다.

    여러모로 A380이 우위에 있다. 이 때문에 보잉사는 A380에 대응하고자 747-400의 동체를 키운 747-8I를 제작 중이다.

    하지만 에어버스와 보잉사는 지향점이 다르다. 에어버스는 각국의 허브공항을 대량으로 연결하는 장거리 노선인 'hub-hub' 전략을 추구하고 있고, 보잉사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hub-spoke(자전거 바퀴살)'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A380은 현재 세계 5개 항공사에서 운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6번째이다.

    2007년 10월 싱가포르항공이 첫 상업운항을 시작한 이래 에미리트항공, 루프트한자, 콴타스항공, 에어프랑스가 운용 중이다.

    이 중 에미리트항공이 작년에 인천~두바이 노선에 매일 한 편씩 A380을 투입하고 있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A380이 대한항공의 도입으로 국내에서 큰 관심을 끌자 에미리트항공에 대한 좌석확보 경쟁이 일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늘 위의 특급호텔을 구현하라' = 현재 A380을 운용하고 있는 각 항공사는 명품 항공기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내부를 꾸미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일등석에 독립형 더블베드를 장착해 마치 집 침대에 누워서 가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에미리트항공은 샤워가 가능한 스파시설을 갖췄다.

    루프트한자는 세면과 탈의공간이 구분된 일등석 전용화장실을 설치했고, 콴타스항공은 일반석 셀프 스낵바를, 에어프랑스는 아트갤러리로 문화공간화를 시도했다.

    대한항공은 바와 라운지, 면세품 전시공간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1층 일등석과 2층 비즈니스석 앞엔 무인 바를, 2층 뒤쪽에는 승무원이 음료를 서비스하는 바를 별도 운영한다. 2층 비즈니스석 앞 바에는 라운지도 있다.

    1층 일반석 뒤쪽에는 기내 면세품 전시공간을 운영해 탑승객이 직접 물품을 보고 살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최고의 장점은 좌석 수 최소화로 안락한 여행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의 A380은 일등석 12석, 비즈니스석 94석, 일반석 301석 등 총 407석으로 꾸려졌다. 이는 다른 5개 항공사보다 43~131석이나 작은 좌석 수다.

    좌석 수를 늘려 수익만 좇기보다 승객을 배려해 명품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층 전체를 비즈니스석으로 꾸민 것도 첫 시도다.

    일등석의 경우 앞뒤 좌석 간격이 83인치로 여타 항공사와 비슷하지만 비즈니스석은 4~19인치, 일반석도 1~3인치 넓게 제작됐다. 특히 일반석은 등받이를 뒤로 기울이면 방석이 앞으로 이동해 앞사람의 움직임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주문형 비디오오디오 화면 크기도 일등석이 23인치, 비즈니스석 15.4인치, 일반석 10.6인치로 기존 항공기보다 상당히 커졌다.

    이처럼 가치는 극대화됐지만 항공권 가격은 기존 항공기와 같다.

    ◇올해 줄줄이 도입..2014년까지 10대 = 대한항공은 2014년까지 모두 10대의 A380을 도입한다. 이달 말 2호기에 이어 7월, 8월, 11월에 한 대씩 들어온다.

    오는 17일 첫 비행편은 인천~나리타 노선으로 오전 9시10분에 이륙한다.

    이 항공편은 오후 1시 나리타에서 승객을 태우고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온 뒤 그날 오후 8시 홍콩으로 갔다가 다음날 새벽 귀국한다.

    이처럼 당분간은 매일 나리타와 홍콩 노선만 운항하고, 추가 항공기가 들어오면 7월에는 방콕, 8월엔 뉴욕, 9월 파리, 10월 로스앤젤레스에 투입된다.

    방콕 노선은 10월까지만 운항하고 대부분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노선에 투입되지만 나리타와 홍콩은 계속해서 운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