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년 6월은 국정원창설 50주년이 되는 해다.  현재 국정원의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나 거쳐간 사람들 모두는 창설 50주년을 맞아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이 기관은 나무나 많은 시련과 영욕의 역사를 걸어왔다. 5.16 혁명직후 혁명주체세력들이 반공을 기치로 육해공군에 분산되어 있는 정보 보안 방첩기능을 한군데 모아 국가안보정책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위해 이 기관을 만들어 중앙정보부라는 명칭으로 출범하였다. 중정은 출범 이후 대공기관으로 방첩업무나 대북정보 수집에 많은 공도 세웠지만 정치활동에 관여하여 국민들로 부터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국정원은 이러한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그동안 두 번에 걸쳐 명칭도 바꾸고 쇄신도 하여 정통 정보기관으로 변신하는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국정원은 과거 동백림 간첩단 사건 관련자들을 색출 징벌하여 국민에게 대공 경각심을 높였고 통혁당사건 시 북한의 대남혁명기도를 사전에 차단하여 큰 공로도 세웠으며 크고 작은 수많은 간첩들을 검거하는 실적과 공로도 있었다. 최근에는 황장엽 노동당비서를 망명시켜 북한정권내부의 무모함을 폭로하여 국민에게 신뢰 받는 일도 하였다.

    국정원은 지난시절  부훈에서 잘 표현된바와 같이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하는 역할도 했다. 이들의 활동은 국민이 알아주건 몰라주건 그저 국가안보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것이 그들의 본연의 자세요 임무다.

    국정원 정문밖 외로운 음지녁에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다가 불귀의 객이 된 이 기관출신 요원들의 제위를 모신 보국탑이 있다. 여기에는 이렇게 쓰여진 글귀가 있다. “겨레의 모든시련을 기꺼이 앞장서 막으리라. 음지에서 애국의 일념으로 말없이 실천하는...” 이 비문은 죽어서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넋이 되어  대한민국 안보를 지켜 보는 망령들의 고혼을 위로 하고 있다.

    최근의 각국의 정보기관들은 정보가 국력이라는 말과 같이 자국의 안보와 국가이익을 위해 각축전을 벌리고 있다. 실례로 미국의 경우 최근의 미CIA가 테러리스트 빈 라덴을 색출한 것은 그동안의 축적된 정보수집능력과 전문 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일이었다. CIA는 과거 이란의 회교혁명전후 전문인력 대량해고로 한때 이란정세를 오판 하는 경우도 있었다. 9.11사태후 CIA는 소임을 다하지 못하여 국토안보부라는 상위기관이 생기는 수모도 겪었지만  이러한 난관을 딛고 이번에 수천 명의 무고한 인명을 앗아간 테러리스트 빈 라덴을 소탕하여 미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신임을 받았다.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정보전에서 승리였으며 여기서 막후 주요역할을 한 것은 일본 중앙정보학교인 나까노 가꼬 출신 요원들의 역할이 컷기 때문이다.

    정보, 방첩, 보안은 현대국가에서도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수단으로 이제는 국가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이 분야는 중요하다.

    최근의 북한은 김정일 방중 후 남북 간 각종 현안의 잘못을 남측 탓으로 돌리면서 남북간 접촉중단을 선언하고 무력위협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는 이제 공염불이 되어 3차 핵실험 도발이 예견되고 있어 이에 대한 북한의 핵개발 정보 수요가 날로 증대되고 있다. 천안함. 연평도포격사건 도발을 남남갈등으로 이용하면서 사이버침투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어 이에 대비한 국정원의 역할과 정보 수요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북한은 금년 들어 디도스 공격, 농협전산망 해킹사건을 비롯해 키리졸브 훈련 동안 교란신호를 보내 우리를 교란했고 지난해 을지훈련 동안 GPS 신호교란도 했다.

    북한이 이와 같이 무차별적 인터넷공격을 하고 있지만 이를 막아야할 요원들의 활동을 지원해야할 통신비밀보호법, 사이버위기관리법이 여야의 정쟁으로 수년간 국회에 계류되어 있어 안보에 대한 취약성이 깊어지고 있다. 

    한번의 안보의 구멍이 뚫리면 끝장이 난다는 점을 여야가 모두 유념해야 한다. 9.11사태 후 미국 국민들은 자유보다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여론조사결과가 압도적으로 나온바 있다. 조속한 시일 내 관계법 정비로 국정원을 비롯한 안보요원들이 제대로 활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

    국정원 창설 50주년을 맞아 국가는 국정원 요원들에게 안보에 대한 무한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국정원은 입체적인 정보전에서 승리하기위해 정보 방첩 보안  업무는 물론 사이버테러 등 IT분야에서도 많은 전문가를 양성하여 대공분야는 물론 대테러전에서도 승리해야하며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송봉선 고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