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견제에…“당 위해 최선 다하는 것 당연” MB 회동 이후, 이례적 직접 '기자간담회' 열어
  • 3일 오후 3시 30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은 부산스럽기 그지 없었다.

    발 디딜 틈도 없이 빽빽하게 자리한 기자들은 마이크 스위치, 카메라 등을 최종 점검했다. 이내 곧 박 전 대표는 기자들 틈을 비집고 집무실로 들어섰다. 땀이 송골송골 맺힌 기자들에게 “더우시겠네요. 어떻게 더워서..”라며 밝게 웃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단독 회담 이후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박 전 대표가 회동 이후 직접 회동 결과를 브리핑 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대통령과의 단독회동이 그만큼 만족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껏 7차례의 회동을 가졌으나 직접 브리핑 한 것은 2008년 5‧18 회동 이후 3년만이다.

    그는 이 대통령과 회동에서 민생문제와 당 쇄신 등 국정현안 전반에 대해 약 1시간 동안 폭넓은 대화를 가졌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 일답>

    - 국민에게 한나라당이 진정성 보여주는 구체적 방법으로는 어떤 의견을 나눴나
    선거나 이런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한 순간 어떻게 딱하고 될 수는 없지만, 어떻게 하면 민생의 고통을 완화하고 이 정책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노력을 꾸준히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3일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담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3일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담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해 회동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에 대한 협력관계’를 확인했는데 이번 회담에서는 차기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인데 대통령과 얼마나 의견이 오갔나
    당이 그렇게 민생 문제를 해결하고, 또 신뢰를 얻기 위해 진심 갖고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또 그 선상에서 저도 당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렇게 좀 힘써 달라'고 말씀하셨다.

    - 박근혜 역할론을 두고 당에서 구체적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은 없었나
    큰 틀에서 어떻게든 같이 하나가 돼서 국민에게 해야 될 도리를 하자. 이런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노력 하는가 하는 건 제 나름대로 해나가면 된다.

    - 7월 전당대회와 새 지도부는 어떤 방향이 돼야 한다고 했나
    지금 말한 것과 얘기된 것 잘 실천하는 지도부가 되길 바라실 거다. 또 그렇게 돼야 하고.

    - 황우여 원내대표가 등록금 문제 등 대통령과 각세우기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 노력을 하다보면 대통령과 다른 얘기를 할 수도 있는데 당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있는 건 좋은 일이라는 말씀도 있었다.

    - 감세와 관련한 언급이 있었나
    감세도 활발한 논의가 있었다. 민생과 경제와 관계된 문제다. 그런 게 다 활발한 논의 틀에서 되는 거다.

    - 화합과 민생과 관련해 좀 더 많은 국민과 접촉할 계획인가
    당직이 아니더라도 제 나름대로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제 나름대로. 대통령도 그렇게 힘써 달라고 말씀했다.

    - 내년 4월 총선이 어렵다는 걱정이 많다. 역할을 할 시기는 언제로 보는가
    지금 그런 걸 어떻게 구체적으로 날짜까지…

    -남·북간 비밀접촉과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얘기한다는 말 있었나
    대통령이 직접 할지 통일부나 정부에서 할지 모르겠다. 북한 상황과 관련해 설명을 국민들께 하게 될 것 같다.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얘기해줄 게 있나
    제가 이렇게 저렇게 말하는 것보다 정부에서 설명을 할 것 같으니 그때 들어보는 게 좋겠다. 정부에서 더 확실하게 알고 있지 않겠나. 지금은 여러 잘못 알려진 게 있어 그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솔직하게 설명을 할 것 같다.

    - 북한이나 중국, 특사 얘기는 있었나
    그건 아니다. 어제 북한의 발표와 관해서만…

  •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3일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담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3일 이명박 대통령과 회담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담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얘기는 없었나
    없었다. 하나가 돼서 민생과 신뢰 회복을 위해야지 친이, 친박이니 이런 소리가 이제 나와서는 안되지 않겠습니까…

    - 55분 동안 말씀 나눴는데 민생 경제에 어느 정도 시간을 할애 했나
    민생이 거의 다 차지했다. 그 다음에 당에 대한 문제를 얘기했다.

    - 10개월 만에 청와대 갔다왔다.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성과라고 말하기는 이상하다. 대화를 많이 나눴다.

    - 이재오 장관이 “대권주자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면 안된다”고 말했는데
    당이 신뢰를 회복하고 민생문제를 해결하고 그것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꾸준히 노력을 해나가야 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우리가 면목이 있는 거다. 그런 선상에서 저도 당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고 대통령도 그렇게 힘써 달라는 말씀을 하신 거다. 당이 그렇게 나가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

    -'국정 동반자'로 확인이 됐다 생각하나
    아까 말씀드린 것 내용이 다다.

    -저축은행 피해자 관련해 오간 얘기가 있나
    구체적으로 없었다. 민생 문제, 특히 서민과 저소득층 문제를 국정에 중심에 두고 하시겠다는 말씀에 다 포함된 걸로 제가 이해를 했다.

    - 특사 활동에 대한 대통령 반응은
    방문한 나라에서 우리에게 요청하고 싶은 것과 우리가 챙겨야할 문제에 대해 다 말씀드렸다. 대통령도 계속 추진과 실천이 되도록 하라고 말씀하셨다.

    - 한 두 개만 소개해 달라
    네덜란드에서 10년마다 하는 플로리아드 화훼 박람회가 있다. 우리나라서도 적극 참여해주길 네덜란드 정부가 바라고 있었다. 이번에 갔을 때도 주요 관심사중 하나였다. 농업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문제다. 하는 방향으로 검토될 것 같다. 그리스 대통령의 방한 문제도 잘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