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트위터에서 박정희 대통령 비판왜 이날 트위터에 이러한 글을 올렸나?
  • “허참... 세상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0개월 만에 회동을 갖는 가운데 이재오 특임장관이 박 전 대표 선친인 고 박정희 대통령을 비판해 시점상 묘한 주목을 받고 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난해 8월21일 이후 청와대에서 손을 맞잡고 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특사단 고생했어요. 고생 많았어요”라고 미소를 지으며 노고를 위로했다.

    박 전 대표는 포르투갈 실바 대통령을 접견한 것과 관련해 “수교 50주년이라 (포르투갈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는 뜻을 전했다”며 밝은 표정으로 화답했다.

    시종일관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둘의 만남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이재오 장관이다.

    이날 회동에 앞서 이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 ▲ 이명박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하며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1964년, 1965년에 일어났던 굴욕적인 한일회담 반대학생운동으로 1965년 군이 대학을 점령하고 위수령을 내리고 드디어 저는 대학 제적과 함께 수배가 됐다.

    제 인생의 갈림길이었다. 오늘은 1964년 6월3일 군이 계엄령을 내려서 학생 운동을 탄압한 그날이다. 47년 전이다.”

    또한 다음 글에는 “허참... 세상이...”라고 남겼다.

    사실 이 장관은 당시 시위 주동자로 중앙대에서 제적을 당했으며 이후 군에 강제 징집돼 3년 뒤 만기 제대했으나 3선 개헌 등을 이유로 복교를 거부당했다.

    이후 이 장관은 민주화 운동의 길로 들어서 박정희 정권에서 3번 등 모두 5번 투옥돼 10년간 감옥 생활을 했다.

    이 장관은 종종 “학교 선생을 하거나 시골에서 농사짓고 사는 것이 꿈이었는데 복교가 안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 글을 올린 시점이다.

    과연 이 장관이 박정희 정권에 탄압을 받았다는 6월3일과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을 만나는 6월3일이 공교롭게도 일치한 것일까. 

    정치권은 ‘견제구’라는 다소 의미 있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964년 박정희 정권 당시, 이 대통령과 함께 한일회담 반대시위를 벌인 이 장관이 과거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당시 이 장관은 중앙대 한일회담반대구국투쟁위 위원장으로 고려대 상과대 학생회장이던 이 대통령과 시위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 장관 측은 “역사적인 일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쓴 것으로, 특별히 이를 정치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1일 한경밀레니엄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과 관련해 언급한 바 있다.

    이 장관은 “특사 활동에 대해 보고한다는 의미 이외에 다른 정치적 의미를 낳는다면 그건 당에 더 큰 분란을 불러올 것이다.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자 청와대에선 “이 장관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만난다. 이 대통령이 ‘6.3 동지회’ 소속 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가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는 6.3동지 회원인 이 장관도 참석한다. 트위터를 통해 이 대통령과 간접대화를 시도했던 이 장관이 자연스럽게 이 대통령을 만날 수 있게 된 셈이다.

    박 전 대표와 오찬과 단독회동을 가진 날, 이 대통령이 친(親)이 직계 대표이자 6.3동지인 이 장관에게 무슨 말을 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