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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일 우리 정부당국자들이 북한에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야당은 “정부가 겉으로는 대북 강경책을 고수하면서 뒤로는 정상회담을 애걸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부가 북한을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긍정적인 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9일 우리 정부 당국자들이 북 관계자들과 접촉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하며 돈봉투까지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비밀 접촉과 관련한 우리측 당국자들의 실명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우리 정부가 북측에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북측의 발표에 대해서 청와대는 지금까지 아무런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정부의 이중적 자세는 국민을 속이는 것으로 진정성도 없고 실효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상회담을 위한 외교적 접촉에 보안이 유지돼온 국제관례에 비춰볼 때 이를 정략적으로 공개한 북측의 태도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고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우리 정부와 북측을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정상회담이 조기에 개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은 한반도 평화와 공존공영을 위해서 양측이 대승적 차원에서 한발자국씩 양보하여 정상회담이 조기에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자유선진당도 “정부가 북한에 정상회담을 구걸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윤혜연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주장이다. 통일부 정책실장과 국가정보원 국장,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의 실명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여겼으면 이런 해괴망측한 주장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북 강경기조를 고수하는 정부가 천안함 침몰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의 사과를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왔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는 즉각 진위여부를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만일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명박 정부는 자존심도 배알도 쓸개도 없는 한심한 정부라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해결하고 진지한 남북관계를 수립하기 위해 북한과의 비공개 접촉을 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에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외교적 결례를 범하는 태도를 보면 북한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 명백하다. 정부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자세가 먼저라는 일관된 원칙을 지켜가면서 진지한 자세를 가지고 상생과 공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진심어린 성의가 담긴 의도를 북한은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