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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저축은행 관련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되면서 감사원은 정치적 독립성과 공정성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양건 감사원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부패 척결과 공직기강 확립 의지를 강조한지 불과 열흘 만에 감사원 내부에서 비리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양 원장은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감사원의 대내외적 독립성과 신뢰 확보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원장은 27일 정창영 사무총장 주재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도록 지시하고 독립성과 신뢰 유지를 위한 직원들의 확고한 태도와 의지,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감사원 내부에서는 일단 은 전 감사위원의 개인적인 비리라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터질 것이 터졌다"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된다.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측의 `BBK 사건'을 변호한 은 전 감사위원은 선임 당시부터 정치적 중립성 공방이 벌어진 데다 그가 주심을 맡은 4대강 감사의 지연 발표 논란 속에 주심이 교체되는 등 구설이 많았기 때문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같은 조직에 있던 사람인데 당혹스럽고 안타깝다"면서 "검찰의 수사 결과를 조용히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 안팎에서는 은 전 감사위원 외에 또 다른 감사위원도 이번 사태에 연루됐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와 무관한 다른 감사위원의 비리 의혹도 제기된다.
이처럼 소문이 난무한 가운데 감사원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 등을 면밀히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편 저축은행 감사를 담당했던 감사원 직원들은 외압 의혹을 일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감사관은 "감사위원은 의결하는 사람 중 1명에 불과하고 감사지휘 라인에 있지도 않다"면서 "가혹하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감사를 했는데 감사 무마를 시도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김종창 당시 금융감독원장은 퇴임을 앞둔 자리에서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한 감사원의 금감원 징계에 대해 "좀 서운하게 됐다. 아쉽다"며 섭섭한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감사원 내부에서는 그동안 은 전 감사위원을 포함한 일부 감사위원이 종종 감사관을 불러 감사 진행 상황 등을 묻고 의견을 개진하는 데 대해 반발도 있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