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니아 내전 `특급' 전범인 라트코 믈라디치(69)는 26일(현지시각) 세르비아에서 검거될 때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세르비아 고위 관리가 전했다.

    라심 라지치 세르비아 장관은 이날 현지 국영방송에서 보안당국(BIA)이 검거 작전을 펼쳤을 당시 믈라디치에게는 권총 2개가 있었지만, 저항 없이 검거에 순순히 응했다고 전했다.

    그는 "믈라디치는 노인처럼 보였다"면서 "거의 집 밖을 나가지 않았는지 창백한 모습이었고, 그가 믈라디치인지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지 B92 방송은 소식통을 인용, 믈라디치가 가명을 쓴 것 말고는 수염을 기르는 등의 다른 위장술은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한쪽 팔이 마비된 상태였고 "상당히 노쇠한" 모습이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믈라디치가 검거된 곳은 그의 친척 집으로 알려졌으며 마을 주민들은 그가 가명으로 쓴 밀로라드 코마디치라는 이름의 인물이 그 집에 살고 있었는지를 몰랐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믈라디치는 이날 오전 세르비아 북부 즈레냐닌(Zrenjanin)시(市) 인근의 라자레보 마을에서 세르비아 보안당국이 주도한 작전으로 검거됐다.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군사령관이었던 그는 보스니아 내전(1992~1995년) 당시인 1995년 지금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BiH)의 스레브레니차에서 이슬람 주민 8천여명을 `인종청소'한 혐의로 1995년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에서 기소됐으나 16년째 도피 행각을 벌여왔다.

    한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3인 대통령위원회의 크로아티아계 대통령위원은 "이번 검거는 과거 라도반 카라지치의 경우처럼 세르비아 당국이 믈라디치의 소재를 항상 알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세르비아의 믈라디치 비호 의혹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