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전원에 서한 발송…“국회 권위, 위상 실추”한EU FTA 비준 앞두고 '몸싸움' 잇따르자 '강경책'
  • 박희태 국회의장은 12일 국회 경내에서 열리는 각종 집회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 의장은 이날 국회의원 전원에게 ‘국회의사당 경내 집회와 관련한 협조요청’ 서한을 보내며 “국회 경내의 집회는 불법성 여부를 떠나 국회의 권위와 위상을 실추시키는 잘못된 관행으로 이러한 사례는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장의 이같은 조치는 국회 의결에 반대할 경우 국회의원이 주축이 돼 경내에서 집회를 갖는 습관적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동의안 국회 비준을 앞두고 연일 국회 본관 계단 등에서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 ▲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이 3일 국회 본청 앞 기자회견 자제를 범국본 회원들 및 정동영 천정배 권영길 의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맨위). 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시도하려는 범국본 회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국회 경위 간의 몸싸움이 빚어졌다(가운데)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민노당, 진보신당 의원 및 당원들이 기자회견을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이 3일 국회 본청 앞 기자회견 자제를 범국본 회원들 및 정동영 천정배 권영길 의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맨위). 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시도하려는 범국본 회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국회 경위 간의 몸싸움이 빚어졌다(가운데)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민노당, 진보신당 의원 및 당원들이 기자회견을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한·EU FTA 비준동의안 통과를 앞둔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국회 본청 앞 계단을 비롯한 국회 로비인 로텐더홀 등에서는 집회를 강행하려는 의원 및 단체들과 이를 막으려는 국회 경위들 간의 몸싸움이 잇따랐다.

    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는 한·EU FTA 비준반대 범국본 회원들이 시국 기자회견을 하려다 이를 제지하려는 국회 경위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에 권오을 국회 사무총장이 직접 나와 천정배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과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를 설득하기도 했다.

    이튿날에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4일 비준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하려다가 국회 경위에게 저지당하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후 이들은 국회 로텐더홀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을 벌였다.

    박 의장은 “그동안 본관 기단 앞 집회는 의원들의 입법활동과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런 집회행위에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바로잡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에 따르면 국회의사당 외곽(담장)으로부터 100m 이내의 집회가 금지돼 있으므로 경내 집회는 더욱 엄격히 제한돼야 한다”면서 “의원들은 국회 품격을 떨어뜨리는 경내 집회를 깨끗이 청산하고 입법부의 권위와 위상을 회복하는 일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