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통신사업으로 영역 확대암울한 미래 타개 위한 몸부림
  • '루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가 승부수를 던졌다. 약 9조원을 퍼부어 스카이프를 인수했다.

    모바일 분야에서 애플(Apple)과 구글(Google)에 완벽하게 밀려 존재감을 상실하자, 이를 일거에 만회하려는 몸부림으로 해석된다.  

    MS의 스티브 발머(Steve Balmer)사장은 10일 스카이프(Skype Technologies SA)를 85억 달러(약 9조 2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스카이프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전화(VoIP) 사업자로 6억63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다. 스카이프는 웹이나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해 가입자들간에 일반전화는 물론 국제전화를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스카이프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전화나 휴대폰으로도 통화할 수 있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스카이프와 비슷한 많은 인터넷 전화 서비스 업체가 있다. 하지만, 스카이프는 인터넷 상의 온갖 방화벽(Fire Wall)을 쉽게 통과하고 음질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그 기술력이 높게 평가되어 왔다. 그런 측면에서 그동안 스카이프는 IT업계 최고의 인수합병 대상으로 손꼽혀 왔다.

    이번 인수전에는 페이스북(Face Book), 구글(Google), 시스코(Cisco Systems) 등이 뛰어 들어 스카이프의 몸 값을 천정부지로 키웠다. IT 업계 거물 기업들의 이같은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최종 승자는 사운을 걸고 가장 큰 가격을 써낸 MS 차지가 됐다.

    MS는 윈도즈(PC운용체제 소프트웨어, OS)와 오피스(업무용 소프트웨어) 두 간판 제픔을 앞세워 PC시장을 장악했지만, 인터넷 검색, 인터넷 광고, 스마트폰용 OS에선 구글과 애플에 완패했다. 검색 서비스 빙(Bing)은 구글에 밀리고, '윈도폰 7'도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참패한 상태. 사회관계망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에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압도당해, 대응 서비스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음악서비스 시장도 MS의 준(June)은 애플의 아이튠즈(iTunes)와 아이팟(iPod) 등의 아이 시리즈(i-Series)에 KO패 당하고 시장에서 퇴출됐다.

    MS의 미래는 없다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나오기도 했다.

    빌 게이츠가 2선으로 물러난 뒤 MS를 장악한 스티브 발머 사장에게 주주들의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발머 사장은 휴대폰시장에서 세계 1위였다 스마트폰 대응이 늦어 추락하고 있는 노키아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했다. 자동차 업계 세계 1위 일본의 토요타와도 손잡고 자동차의 IT화를 공동 추진키로도 했다.

    그러나 노키아와 토요타와의 제휴만으로 MS의 미래가 보장된다고 보는 업계 관계자는 아무도 없다. 무엇보다 발머 사장 자체가 그걸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추론이다.

    MS의 이번 스카이프 인수는 MS와 스티브 발머 사장의 이같은 초조감에서 이뤄졌다.

    스카이프 인수를 통해 MS는 통신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6억명에 이른 인터넷 전화 사용자를 휘하에 두는  MS 인터넷 통신회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MS 는 자신의 양대 간판 상품인 윈도즈와 오피스에 스카이프의 인터넷 전화 기술을 아주 치밀하게 결합시키는 전략을 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윈도폰 7'에도 스카이프를 기본으로 탑재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구글에 밀린 MS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이런 MS의 시도가 마냥 장밋빛 만은 아니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우선 스카이프가 무료라는 특성으로 인해 사용자들의 충성도가 낮은 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첫 번째 문제다.

    스카이프 유료 서비스 이용자가 전체 서비스 이용자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 이베이(eBay)는 스카이프를 26억 달러에 인수했다가, 2009년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에게 지분 70%를 팔았다.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이 녹녹하지 않기 때문이다.

    두번째 문제는 MS가 통신사업자가 됨으로써 통신사업자들로부터 치열한 견제를 당하게 될 것이란 점이다. 이 점이 MS 입장에서는 상당히 껄끄러운 부분이다. 앞으로 MS와 통신회사들간에 벌어질 치열한 힘싸움이 관전 포인트다.

    스카이프는 2003년 니클라스 젠스트롬(Niklas Zennstrom)과 야누스 프리스(Janus Friis)에 의해 룩셈부르크에서 설립됐다. 작년 매출은 8억 6,000만 달러에 7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MS의 이번 계약은 지난 2007년 MS가 온라인 광고회사 어퀀티브(AQuantive)를 60억 달러에 인수한 규모를 뛰어 넘었다. MS 36년 역사상 최대의 M&A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