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나라당, 야당 때는 독기라도 있었는데…중도·실용만 외치는 쇄신은 민주당의 아류
  • 파열음을 내고 있는 한나라당 분열 사태에 대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권 주자들이 모두 뛰쳐나와 “당을 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지사는 9일자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이재오, 정몽준, 오세훈 등이 모두 나와서 당을 구해야 한다. 다 나오라면 나도 나가겠다. 모두가 한번 해보자고 하면 당이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 김문수 경기지사 ⓒ 자료사진
    ▲ 김문수 경기지사 ⓒ 자료사진

    특히 그는 “대선주자들의 역할론이 공론화되면 7월 전당대회든 언제든 흔쾌히 참여하겠다”는 파격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대선주자들이) 모두 다 나오면 나갈 수 있다. 구당(救黨)적, 구국(救國)적 비전을 가지고 협력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뜻이다. 당이 어려움에 빠졌으니 살신성인하고 다시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선 사심 없이 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나라당이)친박·친이도 모자라 친이재오·친이상득계로 갈렸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3년 반 동안 그랬다. 이건 당이 아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위기 의식을 강조했다.

    최근 원내대표를 거머쥔 비주류 쇄신파와 친박계에 대한 ‘답답함’을 들어낸 셈이다.

    김 지사는 친이계 중에서도 원조 소장파로 분류된다.

    실제로 그는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성공에 대해 긍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전과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근본 없이 중도 실용만 외치면서 민주당의 아류가 돼서는 안 된다”며 쇄신파에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해 김 지사는 “국가와 당, 우리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아주 많은 분”이라고 규정하며 “그런데 조심스러운 행보만 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적어도 대통령의 복심에 의해 움직이는 당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다. 지금은 마땅히 당의 미래를 위해 박 전 대표가 자신의 구상을 밝히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비판조의 말도 언급했다.

    만약 당권 도전에 나선다면 어떤 가치를 내걸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한민국의 적대세력이 누구인지, 대한민국을 이렇게 성장시킨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확실하게 알고 시작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세우는 것이 극우라면, 난 극우를 택하겠다. 가치에 대한 치열한 고민도 없이 무조건 중간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