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반대 불구, 정면 돌파손대표 부담 덜어주려는 듯

  •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좋은 협상이다. 국익의 차원에서 모든 걸 이뤄냈다.”

    오는 13일 원내 지휘봉을 내려놓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고 정면 돌파에 나섰다.

    4일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는 오후에 열리는 본회의에서 한-EU FTA 비준안을 처리한다는 여·야·정 합의를 놓고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지도부 회의에서는 전체 최고위원 9명 가운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손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본인을 제외한 7명이 협상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정동영 정세균 천정배 박주선 조배숙 최고위원 등이 반대 의견을 밝힌 것을 전해졌다.

    이들은 “한-EU FTA 비준안 처리에 따른 정부의 후속대책이 실효성이 없고 야4당 연대의 정신에도 위배된다”면서 처리 반대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여·야·정 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비준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같은 날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비준안 처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는 흔들리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은 반대만 하면 되지만 민주당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며 “야권 연대·연합도 필요하지만 책임있는 민주당의 모습도 필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발목잡는 모습을 보일 수도 없고 정체성을 버릴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으로 끌고 간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의총 결과를 따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얻었으면 야권연대 측면에서 다소 부족하고 섭섭한 게 있어도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설득에 나섰다.

    한편, 당내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비준안 처리 문제에 있어 총대를 메면서 손 대표의 부담을 덜어준 측면이 없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