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실력저지 나서는 의원 한명도 없었다”이정희, 강기갑 등 가벼운 몸싸움도
  •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국회는 4일 밤 본회의를 열어 한-EU FTA 비준 동의안을 상정, 재석 169인 중 찬성 163표, 반대 1표, 기권 5표로 최종 의결했다.

  • ▲ 4일 밤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토론종결 투표에 민노당 권영길, 강기갑, 이정희,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4일 밤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토론종결 투표에 민노당 권영길, 강기갑, 이정희,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등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희태 국회의장은 저녁 9시55분 본회의장에 입장했으며, 의장석을 점거하고 있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의원들에게 “여러분의 뜻은 국민에게 충분히 전달됐다”며 의장석을 비워줄 것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이정희, 강기갑 의원 등 야당 의원 7명과 의장석을 확보하려는 국회 경위들 간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의장석이 확보되자 박 의장은 개의를 선언했다.

    국회 표결 과정에서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비준안 처리 반대 당론을 정하고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았다.

    여·야·정이 지난 2일 한-EU FTA 회의에서 비준안과 동시 처리키로 합의한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법 개정안과 FTA 농어업인 지원특별법안은 민주당의 불참으로 의결되지 못했다.

    비준안이 상정되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한-EU FTA가 발효될 경우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통과된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 상생법은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역시 비준안 처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선택 의원은 비준안 상정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회 본회의 개의 여부는 운영위원회를 거치게 돼 있는데 한나라당, 민주당 원내대표가 밀실 야합으로 이를 대체하고 박 의장이 묵인했다”며 “오늘 본회의 개의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발언시간 5분을 넘겨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시도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토론종결 동의를 발의했으며 박희태 국회의장은 국회법 108조에 의거, 토론종결을 위한 표결을 거쳐 비준안을 표결에 부쳤다.

    결국 본회의는 오전 10시쯤 시작해 10시50분께 산회했다.

    이날 FTA 발효로 예상되는 중소 상공인 피해를 줄일 방안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과 농어민 지원 대책을 담은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관련 상임위에서 처리되지 않아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한편, 민주당은 의총에서 본회의를 ‘보이콧’하기로 하되, 물리적 저지에는 나서지 않기로 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본회의장에 입장, 반대토론을 하고 퇴장 또는 표결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불참키로 했다”면서 “하지만 실력저지에 나서자는 의원은 한명도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