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NCCK 총무 '반성문' 발표“NCCK도 필요하면 기득권 내놓을 것"
  • "한국교회는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낮아져 나누고 섬기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지 못했습니다.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또 양적 성장에 걸맞은 질적 성숙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성장을 위한 일이라면 무엇을 하든지 용인돼왔습니다. 한국교회 스스로 자성하고 성찰할 때입니다."

    개신교 진보교단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가 ‘한기총 사태’와 대형 교회들의 연이은 추문으로 교회가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반성문'을 발표했다.

    김 총무는 29일 오후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NCCK 제59회기 2차 정기 실행위원회 회의에서 교회의 회개와 자성을 촉구했다.

    김 총무는 인사말을 통해 "오늘 사회 앞에 비쳐진 한국교회는 분열과 다툼, 갈등과 대립 속에 서로 상처를 입히고, 교회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 교회는 좀 더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금권선거 의혹으로 촉발된 '한기총 사태'와 관련, "한기총 사태는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너무나 잘 보여주는 일"이라면서 "섬기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가 명예와 권력의 자리로 전락했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금권선거가 행해지는 교회의 모습은 우리 스스로 보기에도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자성했다.

    찬송가공회 법인화와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개최를 둘러싼 개신교 내 논쟁에 대해서는 "교단 간의 이익을 위하기보다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 안에서 일치와 연합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총무는 또 "NCCK도 이 모든 일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며 책임을 통감한다. 함께 회개하고, 함께 성찰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의 본질 회복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급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건과 절제, 나눔과 섬김의 가치를 회복하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를 아우르는 각 교단 대표, 지역 대표 등으로 구성된 '교회회복을 위한 긴급회의'를 열자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성장과 성숙을 통한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 위해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경계도 허물고, 교단 간의 교리와 이해관계도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이 모든 일들을 위해 필요하다면 NCCK 역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NCCK 관계자는 "김 총무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실행위원회가 이를 실행해나가기로 결의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